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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트럼프의 ‘노벨평화상 루트’

일함 알리예프(왼쪽부터)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가 8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평화협정 서명식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일 옛 소련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이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아제르바이잔계 주민이 살인 사건 수사 과정에서 러시아 경찰에 의해 숨진 사건에 대해 항의와 조사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38명이 사망한 지난해 말 러시아의 아제르바이잔 민간 여객기 격추 사건 이후 악화했던 양국 관계의 골은 더 깊어졌다.

아제르바이잔과 러시아의 벌어진 틈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끼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웃 국가 아르메니아와 국경분쟁을 벌이던 아제르바이잔을 설득해 8일 평화협정을 맺게 했다.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은 구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사사건건 충돌했지만 러시아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은 같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옛 소련권 국가에 신경 쓸 여력이 줄어든 틈을 타 트럼프 대통령이 두 국가 정상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전격적인 중재에 나선 것이다.



평화협정을 통해 두 나라는 영토 분쟁지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갈등을 매듭짓고 양국을 잇는 교통로, 일명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트럼프 루트’를 만들기로 했다. 43.5㎞인 ‘트럼프 루트’의 관리는 미국이 99년간 맡아 철도와 석유·가스관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평화협정에 서명한 후 “노벨평화상 후보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명하겠다”며 “그가 아니면 누가 자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들어 그를 노벨평화상에 추천하는 각국의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이스라엘·파키스탄·캄보디아 등 벌써 10개국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노벨상 추천 배경은 분쟁 중재 기여 공로도 있지만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외교적 수사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올 초 대선 유력 후보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상황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달 25일께 열릴 한미 정상회담과 이후의 다양한 외교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노벨평화상 루트’가 탄탄해질지, 일장춘몽에 그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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