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 고지를 밟으면서 새 역사를 썼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를 극복해내면서 3000선을 돌파한 6월 이후 넉 달 만에 1000포인트나 급등했다. 미중 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질주, 외국인 매수세 유입, 미국의 금리 인하 등이 복합돼 ‘오천피’ 시대를 향한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으로 거래를 마쳐 사상 처음으로 ‘사천피’ 시대를 열었다. 올해 코스피 누적 상승률은 66%로 세계 1위이며 시가총액은 3325조 8930억 원으로 사상 최대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지수(21%)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3%)의 약 2~3배를 웃도는 상승 폭이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19.62포인트(2.22%) 오른 902.70으로 마감해 1년 6개월 만에 900선에 올라섰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정부 정책과 기업의 실적 개선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코스피 4000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강세가 자리 잡고 있다. 이날 사상 처음으로 ‘10만 전자’가 된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600조 원’ 시대를 열었다. SK하이닉스도 ‘53만 닉스’ 타이틀을 유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은 외국인의 유입으로 이어져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각각 6조 2266억 원, 2조 335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주주가치 중시 경영의 결실로 그간 억눌려온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며 ““코스피 4000은 5000을 향해 가야 할 새로운 출발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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