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이웃 돕던' 50대 가장, 4명에 새 생명 주고 하늘로

54세 김익기씨, 안동병원서 뇌사 장기기증

기증자 김익기 씨가 생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모습.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평소 어려운 이웃을 돕길 즐겼던 50대 가장이 집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후 장기 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8월 19일 안동병원에서 김익기(54) 씨가 심장과 폐, 양쪽 신장(콩팥)을 4명에게 각각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김 씨는 같은 달 2일 집에서 씻던 중 쓰러진 채 가족에게 발견됐다. 발견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평소 김 씨가 남을 돕는 따뜻한 사람이었기에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경북 안동시에서 4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난 김 씨는 밝고 성실했으며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기억된다. 운동을 좋아해 등산과 달리기를 즐겨했고 집 주변에 농작물을 심어 주변 이웃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반도체 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다 퇴사한 후 식당·카페 등을 운영했으며 바쁜 일상에서도 늘 새로운 걸 배우고 헌혈과 봉사 등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앞장섰다.

김 씨의 아들 김호용 씨는 “아버지와 더 많은 시간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하늘에서 행복하길 바라고 다음 생에도 또 만나고 싶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