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1월 들어 각각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서 분기점을 맞고 있다. 재구속 이후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윤 전 대통령은 최근 핵심 증인들이 잇따라 법정에 출석하자 재판에 직접 나와 방어권을 적극 행사하고 있다. 김 여사는 결심 공판 시기가 가까워지는 가운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보석을 신청한 상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심리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재판에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0일 재구속된 이후 건강상 이유로 약 4개월간 관련 재판에 대부분 불출석했다. 다만 주요 증인이 채택되면 건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변호인단이 유지해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오자 직접 법정에 복귀했다. 그는 곽 전 사령관을 상대로 “국회 본회의장에 있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놓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특수공무집행방해 사건에서도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 박종준 전 경호처장 등 핵심 증인들이 잇따라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들을 상대로 ‘비화폰 삭제 지시’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신문하며, 자신이 직접 지시한 바 없다는 취지의 증언을 여러 차례 끌어냈다.
특히 내란 사건 재판부가 올해 안으로 1심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을 밝힌 만큼, 남은 기일에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주요 증인들이 더 다수 출석할 전망이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남은 기간 적극적으로 법정에 출석해 쟁점을 직접 다투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재판 초기에는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해 불출석 기조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보석 가능성이 사실상 낮아진 만큼 직접 법정에서 쟁점을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건진법사 청탁 등 혐의 재판은 1심 심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증인신문은 오는 14일 종료되고, 19일부터 서증조사 등을 거쳐 다음달 3일 결심공판이 예정돼 있다. 통상 결심 후 1~2개월 내 선고가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 또는 내년 1월경 1심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 측은 “건강상 사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싶다”며 보석을 신청했다. 김 여사는 어지럼증과 불안 증세 등을 호소하고 있으며, 전날 7차 공판에서도 구토 증세로 중도 퇴정했다. 재판부는 보석 심문기일을 오는 12일 오전 10시10분으로 지정했다.
반면 특검 측은 “증거인멸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보석을 불허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조계에서도 김 여사가 재판 초기에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가 최근 ‘샤넬 가방 2개 수령’ 등 일부 사실을 인정한 점 등을 들어 진술 신빙성 문제가 존재한다며 보석 인용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4our@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