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모터스포츠 업계는 거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올 시즌 팀의 개편을 통해 2025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 복귀를 선언한 금호타이어와 활동을 대표하는 ‘금호 SLM’이 복귀와 동시에 ‘승리’를 거머쥔 기쁨을 만끽하던 5월 17일, 예기치 못한 대형 화재로 인해 핵심 생산기지인 광주 공장이 전소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 공장은 전국 생산량의 약 40%를 담당하던 ‘심장부’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국내의 슈퍼레이스 및 현대 N 페스티벌은 물론,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 공급되는 ‘레이싱 타이어’의 개발과 생산 역시 담당하는 만큼 금호타이어의 모터스포츠 활동의 중단까지도 우려될 상황이었다.
실제 화재의 여파는 즉각적이었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되어야 하는 모터스포츠용 레이싱 타이어 생산 라인이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슈퍼레이스 현장에서 만났던 금호 SLM 및 금호타이어 관계자들은 모두 ‘타이어 생산 및 모터스포츠 참여의 가능성’ 등을 고민할 뿐이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잿더미 속에서 재기의 의지를 불태웠다. 사측은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재건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화재 발생 약 70여 일 만인 지난 7월 30일, 노사는 광주공장 재건 및 함평 신공장 이전에 대한 특별 합의라는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
합의안의 골자는 명확했다. 우선 화재 피해가 없는 설비를 부분 복구해 1일 6,000본 생산 체제를 가동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계획이었던 전남 함평 빛그린산단의 ‘스마트 팩토리’ 신공장 건설을 가속화하여 2028년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위기’ 또한 극복했다. 놀라운 점은 ‘공급’ 그 자체였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금호타이어는 곡성공장을 비롯한 타 생산기지의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렸고 광주 공장의 ‘남아있는 설비’를 통해 레이싱 타이어 공급을 위핸 절차를 빠르게 수행하며 ‘브랜드’의 역할을 다했다.
덕분에 금호 SLM은 금호타이어의 이름을 앞세워 슈퍼레이스 무대에서 단 한 경기의 불참도 없이 시즌 일정에 참여할 뿐 아니라 현대 N 페스티벌의 eN1 클래스에서의 승리, 그리고 금호 N1 클래스의 안정적인 타이어 공급까지 ‘모터스포츠 활동’의 지속성을 꾸준히 이어갔다.
게다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금호타이어가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는 ‘금호 FIA TCR 월드 투어’ 역시 화재 여파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타이어 공급을 복구했고 일본의 슈퍼 포뮬러 라이츠에서도 타이어 문제 없는 공급을 구현해 ‘안정감’을 더했다.
그리고 이러한 ‘안정적인 공급’의 결실은 지난 주말,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펼쳐졌다. 바로 현대 N 페스티벌 4라운드와 함께 금호 FIA TCR 월드 투어를 개최해 세 번의 레이스를 모두 성공적으로 치뤄냈을 뿐 아니라 ‘레이스의 내용’ 부분에서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성적 역시 충실하다. 금호 SLM은 슈퍼레이스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 클래스’에서의 정점을 이어가며 국내 최고의 ‘레이싱팀’ 중 하나의 복귀를 확실히 알렸고 현대 N 페스티벌 eN1 클래스에서도 이창욱, 노동기가 시즌 1위와 2위를 이어가며 ‘챔피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과거 한국타이어의 공장 화재,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국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이탈했던 ‘한국 컴피티션’의 모습이 떠올랐던 올해의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화재는 ‘또 다른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물러나지도 않았고, 국내 무대에서 철수하지도 않고 그저 위기를 극복하고 묵묵히 ‘약속되었던’ 타이어 공급과 모터스포츠 활동 등을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유종의 미’를 향해 달리고 있다.
2025년은 금호타이어에게 잊을 수 없는 위기의 해였지만, 동시에 뜨거운 불을 만나야 더욱 단단해지고 견고해지는 강철처럼 위기 속에서 그 저력을 재확인시킨 ‘부활의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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