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돼지갈비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이 국책은행 자금을 이용해 가맹점주에게 고금리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금융당국의 실태조사를 받고 있다. 저리 대출을 악용한 ‘돈놀이’ 구조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융위원회가 본격적인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명륜당 사례를 포함해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국책은행 대출을 부당하게 이용한 사례가 있는지 전반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명륜당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연 3%대 후반~4%대 초반의 저금리로 약 690억원 규모의 자금을 빌려 사용해왔다. 그런데 이 자금을 바탕으로 창업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13개 대부업체를 통해 예비 가맹점주들에게 연 10%대 고금리 대출을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산은에서 싼 이자로 빌린 돈을 대부업체에 재대여한 뒤, 다시 프랜차이즈 창업자에게 비싼 이자로 빌려주는 ‘삼각 구조’를 만들어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명륜당은 금융당국의 감독을 피하기 위해 대부업체를 여러 개로 나눠 운영한 쪼개기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대부업법상 자산 규모가 100억원을 초과하는 대부업체는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하며 총자산 한도도 자기자본의 10배 이내로 제한된다. 반면 100억원 이하의 업체는 지자체 등록만으로 운영이 가능해 관리·감독이 훨씬 느슨하다. 명륜당은 이 틈을 이용해 13개 대부업체 각각의 자산을 100억원 미만으로 쪼개, 자본금 78억원으로 970억원에 달하는 돈을 빌려준 정황이 포착됐다.
이 같은 의혹은 이미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명륜당이 특수관계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주에게 10%대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며 사실상 미등록 대부업을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명륜당 측은 “대규모 채권을 관리하기 어려워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여러 업체로 나눠 운영했을 뿐, 법을 회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명륜당은 대표 브랜드인 ‘명륜진사갈비’ 외에도 ‘샤브올데이’ 등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수백 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주요 외식기업이 국책은행 자금을 이용한 불법 대부 의혹에 휩싸이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조사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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