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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노란봉투법 폭풍 앞두고 '韓사업장 재평가' 착수[biz-플러스]

오마 바가스 글로벌 정책총괄 방한

산업·고용부 차관과 잇따라 면담

시행땐 협력사 3000곳 교섭 부담

생산물량 이전 등 하향평가 가능성

잇따라 제기된 철수설은 언급 안해

오마 바가스(Omar Vargas) GM 수석부사장 겸 글로벌 대외정책 총괄. 사진 제공=GM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고위급 임원이 한국을 방문해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전방위적 파장을 점검했다. 개정안의 시행으로 3000개에 달하는 협력사들이 한국GM을 상대로 쟁의행위에 돌입하게 되면 '파업리스크'가 커지는 것은 물론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GM본사가 한국 사업장에 대한 재평가에 돌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고용부 차관과 잇따라 면담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오마 바가스 GM 수석부사장 겸 글로벌 대외정책 총괄은 12일 한국을 전격 방문해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과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을 각각 비공개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가스 총괄은 산업부와 노동부 차관에게 나란히 노란봉투법 도입 경과와 한국의 정치 지형, 업계의 대응 방법, 보완·대안 입법 가능성 등을 두루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가스 총괄은 한국GM 본사가 노란봉투법에 대한 한국 경영계의 우려에 동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은 △노조법상 사용자 개념 확대 △노동쟁의 대상 확대 △파업 노동자 상대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수천 개에 달하는 하청 업체가 원청을 대상으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게 돼 산업 현장이 극도의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GM 본사도 같은 의견을 표명한 셈이다. GM의 우려에 산업부와 고용부는 업계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사업장 재평가 가능성


업계는 바가스 총괄의 방한이 GM 본사의 한국 사업장 재평가를 본격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GM의 1차 협력사는 276곳, 2·3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3000곳에 달한다. 노란봉투법 시행은 한국GM의 노사 간 교섭에 영향을 줄 근로자 수를 15만 명까지 늘려 협력사와의 교섭 부담을 엄청나게 키우게 되는데 이에 따라 한국 사업장의 가치는 하향 조정될 수 있다. 최근에도 한국GM은 노조와 임금협상 과정에서 잦은 부분파업으로 큰 진통을 겪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도 8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겨냥해 “본사로부터 한국 사업장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한국GM의 경우 노란봉투법의 파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GM은 최근 운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수천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매각한 데 이어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도 팔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노사가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에 대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센터 부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상태라는 점이다. 사측이 기존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노조는 “부당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사측은 부정하고 있지만 과거 군산 공장 사례처럼 갑작스럽게 철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닌지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

실적도 하락세다. 한국GM의 올해 9월 누적 기준 판매량은 32만 638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4만 5266대) 대비 5.4% 줄었다. 특히 내수 시장 판매량은 2022년 2만 9272대에서 2025년 1만 1778대로 3년 만에 59.7% 쪼그라들면서 판매량 대부분이 미국 수출을 통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GM 본사 입장에서는 올해부터 미국의 자동차 관세까지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 노란봉투법으로 교섭 부담까지 커지면 한국GM의 생산물량을 타 사업장으로 이전할 유인이 커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지난해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내며 효자 노릇을 한 만큼 (이번 방문에서)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된 ‘철수설’까지 언급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노란봉투법을 큰 악재로 여기고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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