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장중 1475원대를 터치하며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에 1450원대로 급락했다. 한미 협상 타결에 따른 ‘공동 설명 자료(조인트 팩트시트)’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도 환율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종가보다 10.7원 내린 1457원에 오후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달러 강세, 엔화 약세 흐름과 맞물려 이달 10일 이후 13일까지 16.3원이나 급등했던 환율은 4거래일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환율은 이날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미국 뉴욕증시 급락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2원 오른 1471.9원에 출발해 10분 만에 1474.9원까지 치솟아 전날 장중 고점인 1475.4원에 근접했다. 그러다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시장 개입성 발언을 하자 곧바로 수직 낙하해 오전 9시 41분 1455.9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한미 팩트시트에 ‘외환 시장 안정’ 항목이 별도로 담겼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오후에는 1452원까지 떨어졌다가 장 막판 달러 매수세 유입에 1457원대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 환율 변동 폭만 22.9원에 달한다. 올 5월 2일(34.7원) 이후 가장 크다.
구 경제부총리는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만나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외환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경우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해나갈 필요성이 있다”며 “국민연금과 수출 업체 등 주요 수급 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구 부총리의 구두 개입성 발언 시점을 전후해 달러 매도 등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원 넘게 순매도했는데 당국의 개입에 환율은 떨어졌다”며 “외환 당국의 경계심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평상시보다 당국의 외환 개입 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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