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만과의 무역 협상에서 최소 한국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를 인용해 최근 대만이 5차 대미 관세 협상을 마친 가운데 미국이 협상에서 대만에 한국과 일본이 각각 약속한 3500억 달러(약 511조5000억원), 5500억 달러(약 803조9000억원) 규모 수준의 투자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폴리티코에 대만의 대미 투자가 한국과 일본이 약속한 금액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측은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해제에 따라 이달 말까지 협상을 마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대만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야당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은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만 하이테크 산업이 공동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대만의 전략적 가치인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 TSMC의 미국 이전 가능성이 커지고, 이 경우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통한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가 힘을 잃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리후지 행정원 대변인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공급망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관세율 인하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합의가 도출되면 무역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만 모델은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유도하고, 정부는 금융 및 신용보증 지원을 제공하는 식”이라며 “미국이 일본 또는 한국과 맺은 투자 모델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합의가 완료되지 않은 대만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20% 관세는 지난 8월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매겨진 ‘임시 세율’이며 최종 합의 때 더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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