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고전압·대용량 배터리 평가실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전문기업 ㈜에이케이파워의 전고체 배터리 모듈 성능 시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연구원들은 하얀 가운을 갖춰 입고 ‘고안전 ESS 개발용 통합시스템’을 활용해 해당 전고체 배터리 모듈의 성능과 안전성을 정밀 분석하고 있었다.이 통합 평가 시스템은 최대 100V·400A의 고전류를 인가해 배터리의 주요 성능을 시험할 수 있으며, 시험 중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방폭 기능과 자동 소화 시스템이 즉각 작동하도록 설계된 고안전 평가 장비다.㈜에이케이파워 관계자는 “센터의 첨단 평가 장비와 전문 기술 컨설팅을 통해 전고체 전지 성능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양광 인프라를 갖춘 광주 지역은 분산에너지 확산 흐름에 맞춰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 지원 체계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분산에너지는 한국전력공사를 기반으로 한 중앙집중식 전력 체계와 달리 태양광 등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 소비하는 구조다.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고 분배하는 ESS는 분산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기반 시설로 꼽히지만 ESS 내부에 탑재된 배터리로 인한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성과 설치 비용 부담 등 과제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안전하고 경제적인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위한 배터리 안전성 평가 등 체계적인 기업 지원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광주 첨단 산단 내 에너지 생산·저장·관리에 필요한 분산에너지 체계 확립을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연)과 손잡고 2022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217억 원 규모의 지능분산에너지 기업공동연구활용센터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에너지저장 부분을 담당하는 지원 센터는 배터리 시험 평가 장비 8종을 구축하고 중소 ESS 기업의 기술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배터리 등의 성능·내구 시험, 구조 분석, 설계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차전지 관련 연구동 2개와 12개 연구실에서 총 26명의 이차전지 연구원들이 중소기업의 기술 자립과 시장 경쟁력 확보를 돕고 있다. 주요 장비로는 고안전 ESS 개발용 통합 시스템, 액침냉각 시험 장비 등 배터리 셀부터 모듈 단계까지 성능과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설비가 포함된다. 또한 ‘인 오페란도 배터리 XRD’와 같은 고도 분석 장비도 구축해 배터리를 분해하지 않고 엑스레이 투과 방식으로 내부 구조 변화를 실시간 분석할 수 있다. 지원센터는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배터리 안전성 및 신뢰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배터리 솔루션 기업 엠텍정보기술은 올해 7월 센터의 기술 지도를 통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신뢰성을 확보하며 개발 경쟁력을 강화한 바 있다.
김명준 엠텍정보기술 대표는 “센터의 지원을 통해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올해에만 약 10억 원 가량의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등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고체전지 셀을 개발하는 티디엘(TDL) 역시 센터의 인 오페란도 배터리 XRD를 활용해 전고체전지 전해질 개발에 대한 지원을 받았다. 센터에 구축된 배터리 종합 평가 및 고도분석 장비를 활용해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 장벽을 극복하고, 제품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중제 에기원 박사는 “센터에서 확보 중인 셀 개발부터 모듈, 팩 제품 등의 성능·내구·분석 데이터를 지역 인공지능(AI) 역량과 결합해 AI 기반 배터리 제품 설계 지원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한국산업단지공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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