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석유화학 산업 재편 과정에서 합작사(JV)가 발행하는 일부 영구채를 인수해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는 최근 한국산업은행과 금융 지원 방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의사를 전했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물적 분할해 신설 법인을 만들고 이를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신설 법인을 만들 예정이다. 양 사는 통폐합 과정에서 대산 공장 가동을 멈추면 손상차손이 발생해 부채 비율이 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차입금이 신설 법인으로 넘어가는 점도 재무 부담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에 JV가 영구채를 발행한 뒤 이 중 상당 몫을 채권단이 인수하도록 해 부채 비율 상승 폭을 줄이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채권단 협의 과정에서 채권단의 영구채 인수 규모를 놓고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새어 나온다. 채권단 입장에서 보면 기존 대출을 출자 전환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야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영구채 인수를 수용할 수 있겠지만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실사 과정을 거쳐 적정 지원 규모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이날 신한·NH농협·우리·IBK기업은행 등 롯데케미칼과 HD현대 채권단 관계자를 차례로 소집해 첫 자율협의회를 열고 금융 지원 방향 등을 논의했다. 채권단은 실사를 거쳐 이르면 내년 2월께 지원 방안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두 기업이 내놓은 자구책에 추가 노력을 요구할지에 따라 진행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채권단은 지원 방안을 확정하기 전까지 만기 도래 채권을 유예할 계획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요청하는 신규 자금 규모가 구체적인 숫자로 나오지는 않았다”며 “이는 이달 내 시작될 현장 실사 이후에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본지 12월 4일자 1·11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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