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사진) 전 금융위원장이 과잉 유동성과 국가부채 증가를 한국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발간된 ‘계간 여신금융’에 “주요 2개국(G2) 간 갈등은 서구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중심의 세계 질서를 흔들고 있다”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유례없는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잉 유동성과 누적된 부채 문제를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우려되는 리스크 요소 중 무엇보다 금융 측면에서 첫 번째 위협 요인은 과잉 유동성과 누적된 부채”라며 “미국 달러와 미국채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에 영향받는 각국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증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중국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성장하면서 우리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줬으나 이제는 ‘중국 제조 2025’ 등 강력한 기술혁신과 제조업 육성 정책을 통해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방으로 믿었던 미국마저 예측 불허의 통상 정책과 미국 우선 정책으로 우리 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출산·고령화와 산업 수요와 동떨어진 인력 수급 정책, 경직된 노동정책 등 우리 스스로의 내부적 문제로 인해 기업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이를 바탕으로 ‘회색 코뿔소’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회색 코뿔소가 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올 거라는 생각은 크지 않았는데 요즘은 이 회색 코뿔소가 일으키는 먼지와 발자국 소리가 좀 더 가까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회색 코뿔소는 위험 가능성이 명백하지만 이를 외면하다가 결국 큰 위기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은 일단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 전략이 돼야 한다”며 “생존의 핵심은 재무적 측면에서는 유동성과 충분한 자본, 경영에서는 유연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zero@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