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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마지막 날에도 '필버'…비쟁점법안 처리 무산

與 내란재판부·필버제한법 추진에

국힘 두달만에 무제한 필리버스터

자본시장법 등 59건 민생법 유탄

"민생 쿠데타" "8대 악법" 대치 팽팽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경원(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발언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경원(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발언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본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대치로 극한 정쟁을 벌이면서 비쟁점 민생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부터 개회하는 12월 임시국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특별법 등의 강행 처리를 예고하고 국민의힘은 릴레이 필리버스터와 천막 농성 카드까지 검토해 연말 여야 대치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합의 처리한 비쟁점 민생 법안 58건과 앞서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된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을 상정·표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내년도 국가보증동의안 3건의 표결에 참여한 후 네 번째 안건인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에 나서면서 법률안 59건 모두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전 내란전담재판부설치법과 법왜곡죄신설법(형법 개정안), 필리버스터제한법(국회법 개정안) 등의 추진을 철회하지 않으면 비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실시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민주당은 이를 일축했고 결국 민생 법안을 볼모로 올 9월 말 이후 두 달여 만에 여야 필리버스터 대치가 벌어졌다. 5선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섰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제와 상관없는 발언을 한다”며 마이크를 껐다. 이에 여야가 강하게 충돌하며 본회의는 한때 정회됐다가 속개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 실시 배경과 관련해 “'8대 악법'으로 인해 대한민국 헌정 기본 질서가 완전히 파괴되고 붕괴되는 데 대해 국민께 소상히 알려드리는 차원에서 쟁점이 많지 않은 법안에 대해서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 4심제 도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대상 확대 법안과 정당 현수막 규제, 유튜버 징벌적 손해배상제, 필리버스터 제한 법안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대국민 포기 선언’을 민주당에 요구하고 있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 벌어진 정쟁 탓에 통과가 시급한 민생 법안들이 대거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증권 업계의 숙원인 토큰증권공개(STO) 제도화를 위한 자본시장법·전자등록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금융사·통신사·수사기관 등이 보이스피싱 의심 정보를 인공지능(AI) 플랫폼에 실시간 공유하고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도 발목이 잡혔다.

또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공휴일법 개정안과 핵심 이공계 인력에 대한 출입국 우대 심사를 담은 국가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공계 지원 특별법 개정안 등의 통과 역시 임시국회를 기약하게 됐다. 반도체 산업 지원 근거를 담았지만 ‘주 52시간 예외’가 빠진 반도체특별법은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아 임시국회 통과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른바 ‘사법 개혁안’을 비롯한 쟁점 법안의 연내 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박상혁 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연내 처리는 명확하다”며 “전문적인 로펌에 의견을 물을 뿐만 아니라 정책위를 중심으로 해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 하고도 얘기를 나누고 있다.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위헌) 빌미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우 의장의 일정을 고려해 임시국회 본회의를 11일부터 14일까지 열고 20일 이후에 추가 본회의를 열자는 입장이다. 11일 본회의가 열리면 필리버스터 대상인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자동 상정돼 표결에 부쳐진다. 수정 절차에 들어간 내란전담재판부설치법은 20일 이후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비쟁점 법안에 대한 야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해서는 “민생 발목 잡기를 넘어선 민생 쿠데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민생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해괴망측하고 기상천외한 국민의힘”이라며 “대한민국 국회의원 맞나”라고 말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피해를 국민에게 전가하는 최악의 구태 정치”라며 “이 시간부로 국회 정상화와 민생 개혁 완수를 위한 비상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른바 8대 악법 반대를 위해 국회 내 천막 농성을 검토하는 한편 당협위원회별로 각 지역에 현수막을 게시하고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여론전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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