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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 속 노아의 방주는 진짜일까?

노아가 거대한 배 '방주'를 만들게 된 이유는 신의 계시에 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 실체가 남아있지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노아의 방주는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기독교계와 증거가 부족해 입증이 어렵다는 과학계 및 역사학계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노아의 방주를 둘러싼 이런 의문은 영원히 미제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타락에 빠져 있던 시대. 신은 대홍수로 그들을 심판하겠다는 계시를 노아에게 내린다. 그는 신의 뜻을 받들어 120년 동안 방주를 짓는다. 그리고 여기에 8명의 가족과 모든 육지 동물, 새 등을 각각 한 쌍씩 태운다. 이후 40일 동안 쉬지 않고 비가 내리고 땅 위의 모든 것들이 쓸려갔지만 방주에 탄 사람들과 동물들은 살아남았다고 전해진다.

당시 기술로 그렇게 거대한 배를?

구약성서에 의하면 노아의 방주는 총 3층이며 길이 300규빗, 폭 50규빗, 높이 30규빗이라고 기록돼 있다. 규빗(cubit)은 고대에 쓰였던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손끝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에 기준을 둔다. 1규빗은 약 45cm 정도로 추정된다.

이를 기준으로 구약성서에 기록된 방주의 크기를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1,350m×22.5m×13.5m가 나온다. 이는 현대의 축구장보다 폭은 다소 좁지만 길이는 더 긴 것이다. 부피 또한 4만3,200㎥에 달해 1량에 240마리의 양을 실을 수 있는 화차 522대 분량과 맞먹는 어마어마한 용량이다.

그렇다면 노아는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방주를 어떻게 건조했을까. 일단 방주의 재질은 사이프러스 나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 사이의 틈은 역청으로 메워 물이 방주 내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이를 보면 방주는 특별한 고급 기술 없이 단순히 목재를 잘라서 이어 붙이고 비교적 단순한 작업을 통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기술은 현재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을 것이며 현재 선박 건조장에서 쓰는 각종 전문기구가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다른 제조법이나 설계 도 등은 일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성서에도 방주의 제작기법을 설명하거나 암시하는 글귀가 없어 정확한 제조 방법은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한 기독교계의 입장은 무엇일까. 전지전능한 신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으로 일축하고 있는 상태다.







모든 동물을 다 태울 수 있을까?

현재까지 보고된 동물의 개체 수는 포유류 3,500여종을 비롯해 조류가 8,600여종, 파충류와 양서류가 5,500여종이다. 이것들이 모두 방주에 탔다면 그 숫자만도 최소 1만 7,600 마리에 이른다. 게다가 각 동물들을 한 쌍으로 태웠다면 무려 3만5,200마리의 동물이 방주에 올랐다는 얘기 가 된다.

동물들의 크기를 평균적으로 양만하다고 가정할 때 방주의 용량은 12만5,280마리의 양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다. 따라서 용적만 놓고 보면 방주는 실제 승선했던 동물보다 3배 이상 많은 동물들을 무리 없이 태울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 다만 동물들을 포개어 놓을 수는 없다는 점에서 방주의 용량 대비 동물의 승선 숫자는 그런대로 수긍 가능한 비율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과학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하려면 방주를 지을 때 모든 동물의 종류와 개체수를 정확히 알고 있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존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생물들이 발견되고 있는 등 이는 현대의 과학기술로도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앞서 언급한 산술적인 계산을 통해서도 이런 변수가 있기 때문에 방주가 실제로 구현 가능한지의 여부를 입증하기 어렵다.

이는 방주의 실체를 증명하려는 사람들의 애를 먹이고 있는 부분이다. 그만큼 방주를 고증하기 위한 작업도 만만 치 않다. 방주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췄더라도 방주의 정확한 제원을 알 수 없어 이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방주 건조 기간이 120년?

방주와 관련된 또 다른 의문은 바로 건조기간이다. 사람의 수명을 감안할 때 120년 동안 배를 만들었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기 어렵다. 물리적으로 배를 만들기 어려운 유년기 시절을 제외한다면 노아가 적어도 130년 이상을 살았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경학자들에 따르면 당시 수명은 지금보다 훨씬 긴 200~300세였다고 한다.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다면 수명 대비 건조기간은 납득 가능한 범주에 들어온다. 그런데 과연 어떻게 이렇게 긴 수명을 가질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노아가 살았던 당시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의학이 발달한 지금에도 평균 수명은 100세가 채 되지 못하는데 말이다.



창조과학 연구자들은 이를 놓고 당시에는 하늘에 지구상으로 쏟아지는 유해한 광선을 막아주는 수막(水膜)이 있어서 더욱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대홍수 이후 인간의 수명이 급격히 짧아진 것은 이 하늘에 있는 수막이 지상으로 다 쏟아졌기 때문이라고도 주장하고 있다. 성서대로 해석하자면 지금의 수명은 신 의 징벌인 셈이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 기독교계 이외의 사람들을 수긍케 하려면 과학적 근거의 제시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디에서도 그런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사실 노아의 방주에 대한 기독교계와 과학계의 진실공방이 계속되는 근원은 성서의 불명확성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성서에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속 시원하게 풀어줄 근거나 자료가 전혀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황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는 뜻이다. 전지전능한 신이 존재한다는 종교적 사실을 배재한다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래서 한쪽에서 노아의 방주를 '매우 정교한 소설'이라 폄하해도 방주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이들을 납득시킬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터키에서 발견된 노아의 방주

노아의 방주의 실체는 언제쯤 드러날까. 지금도 기독교계에 서는 방주의 실체를 알아내기 위해 성서를 새로 분석하거나 비슷한 연대에 나온 역사책을 뒤적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방주가 있었다고 알려진 곳을 조사하는 등 한층 적극적인 방법도 쓰고 있다.

지난 5월27일 외신들은 중국과 터키인들로 구성된 일명 '노아의 방주 국제전도단' 이라는 기독교 탐사대가 터키와 이란, 아르메니아의 국경에 걸쳐 있는 아라라트산 해발 4,000m 지점에서 노아의 방주로 추정되는 목재 구조물을 발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탐사대는 발견된 목재에서 표본을 채취, 탄소연대를 측정했으며 이를 통해 목재의 제작 시기가 기원전 2,800년대로 노아가 살았던 시대와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내부에 여러 개의 칸막이가 있는 점을 들어 이것이 노아가 만든 방주의 일부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 구조물이 발견되기 이전에도 아라라트 산에서 노아 의 방주를 본 사람은 또 있다. 영국의 브라이스경이 그 주인 공. 유명 학자이자 여행가인 그는 1897년 아라라트산 해발 3,500m 지점에서 사람이 손으로 다듬은 나무 조각을 찾아 냈다. 이것이 방주의 일부분이라고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노아의 방주 찾기에 가속도를 붙이는 사건이 됐다.

이후 20세기에 들어서며 노아의 방주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증거들도 나오고 있는 추세다. 지난 1960년에는 터키 공군의 커어티스 소령이 아라라트산을 촬영하던 중 해발 2,000m 지점에서 달걀 모양의 한 물체를 촬영했다. 여러 차례의 화산 폭발로 분화구에서 흘러나온 용암 속에 묻힌 기묘한 형태였다. 사진측량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브런 덴부르거 박사는 사진 속의 물체가 거대한 배가 틀림없다고 단언했다.

이로부터 6년 뒤 미국의 고고학 탐험대는 노아의 방주를 찾기 위해 대규모 조사단을 조직해 아라라트산에 올랐다. 이들의 조사 결과 산의 북서부 지점, 깊이 6m 아래에 150m 크기의 거대한 물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 나무 조각을 채취해 탄소연대를 측정해보니 4,000년~5,000년 전의 것이라고 판명됐다고 알려진다.

아라라트산에 올랐던 사람들이 본 것은 모두 배 형태의 구조물이다. 그렇다면 아라라트산에 진짜 노아의 방주가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지구의 바닷물 양을 계산하면 아무리 큰 홍수가 일어났다고 해도 해발 3,000m를 넘는 곳으로 거대한 배를 끌어올릴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이 지역에서 대홍수가 일어났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도 이들의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종교적인 믿음에 입각해 방주의 존재를 해석하면 성서에 나와 있기 때문에 노아의 방주는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 종교를 떠나 좀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해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현재는 이 같은 두가지 주장이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노아의 방주의 존재 여부는 어느 한 쪽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지 않는 이상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게 될 공산이 크다.

서영진 기자 artjuc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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