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사상
입력2019-12-26 00:05
지면 39면
천지인 사상이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은 한글이다. 기본모음인 ‘·(아래 아)’ ‘ㅡ’ ‘ㅣ’를 보면 ‘아래 아’는 양인 하늘, ‘ㅡ’는 음인 땅, ‘ㅣ’는 사람의 형상을 본떠 만들었다. 우리가 쓰는 모음은 이 기본모음을 적절히 합쳐낸 결과다. 스마트폰 한글 자판을 세상에서 가장 단순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따져보면 천지인 사상 덕분이다. 천지인 자판에는 ·, ㅡ, ㅣ 등 기본모음만 이용해 현대 한글에 존재하는 모든 모음을 표기할 수 있다. 모음 버튼이 3개면 충분하니 모든 글자를 나열해놓아야 하는 영어 자판이나 기존 한글 자판과는 차원이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정상회담에서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며 “한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맹자의 공손추(公孫丑) 하(下)편에 나오는 문장으로 여기에도 천지인 사상이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한중정상회담 때 시 주석이 한 말이기도 하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시간과 환경은 갖춰졌으나 마지막 당사자의 대화가 부족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제는 북한이다. 비핵화 이행은 하지 않고 이런저런 요구만 늘어놓으면서 협상이 꼬이고 있으니 걱정이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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