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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세금카드 꺼내나

입력2026-01-24 00:55

수정2026-01-24 12:39

지면 23면
2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택 공급 대책 발표가 늦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한 부동산세 개편을 연이어 시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X(옛 트위터)에 “(5월 9일 만료를 앞둔)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장기보유특별공제에 대해서도 “비거주 1주택도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을 해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고 했다. 이는 대선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과 뉘앙스가 달라진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노무현 정부때 처음 도입, 유예와 폐지를 거쳐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5월 부활됐다가 윤석열 정부 때부터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매년 면제된 제도다. 양도세 기본세율(6~45%) 외에 다주택자들에게 높은 세율을 적용해 투기를 막고 매물을 유도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였지만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부추기며 오히려 서울 집값을 끌어올렸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52.9% 급등해 같은 기간 지방 5대 광역시 상승률 7.6%를 크게 웃돌았다.

이런데도 정부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유혹에 매달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세금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했지만 직접 문제점을 거론한 만큼 세제 개편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를 시사했다. 그러나 당장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 다주택자들은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거나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 매물 잠김은 거래절벽을 심화시키고 결국 늘어난 세금 부담은 전월세 가격에 반영돼 서민들에게 전가될 우려가 크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가 불러온 뼈아픈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는 ‘1주택은 실수요’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 정부가 예고한 주택 공급 대책이 미뤄지는 사이 서울 집값(1월 셋째 주)은 전주보다 0.29% 올라 13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값은 50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은 수요 억제가 아닌 민간 주도의 원활한 주택 공급에 있다. 용적률 완화, 인허가 단축 등으로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도심 내 공급의 물꼬를 터주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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