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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공공부터” 野 “민간도 높여야”…정비사업 용적률 충돌

[9·7대책 후속조치 지연]

입법과정 완화범위 놓고 ‘평행선’

재건축 추진 아파트값 가파른 상승

정부, 추이보며 확대여부 검토 계획

공급 활성화 위해 조속 합의 필요

입력2026-01-25 17:53

수정2026-01-25 21:36

지면 20면

9·7 부동산 공급 방안의 후속 입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완화 혜택을 어디까지 적용할 것이냐에 대한 국회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민주당은 일단 공공 재건축·재개발 먼저 용적률을 높여주고 민간 정비사업은 나중에 검토하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공공과 민간 용적률을 동시에 높여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합의를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현재 소(小)소위원회를 통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에 대한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문 의원의 법안은 국토부가 지난해 발표한 9·7 대책의 후속 입법으로, 각종 재건축·재개발 지원책과 제도 개편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 사항이 많아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소소위원회를 가동했다.

여야가 아직 논의를 마치지 못한 것은 용적률 완화 범위에 대한 정부·여당과 야당 간 이견 때문이다. 앞서 국토부는 9·7 대책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시행하는 공공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3배까지 늘려주겠다고 밝혔다. 이후 문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현 제도상 공공 재개발의 최대 용적률은 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360%(법적 상한의 1.2배), 공공 재건축은 300%(법적 상한의 1.0배)다. 여기에 9·7 대책을 적용하면 공공 재개발과 재건축은 용적률을 390%까지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토부는 향후 단계적으로 민간 정비사업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비사업에서는 용적률이 높을수록 지을 수 있는 가구 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용적률이 오르면 사업성이 개선된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공공과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한꺼번에 높여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국토부가 8·8 공급 대책에서 약속한 바이기도 하다. 당시 정부는 역세권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3배, 일반 정비사업은 법적 상한의 1.1배까지 높여주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은 2024년 9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주도로 발의됐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이 입법에 미온적이었던 탓에 제정안이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고, 현시점에서 8·8 대책과 연계해 함께 논의되는 중이다.

문제는 최근 서울 내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 조치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자는 입장이지만 2024년과는 상황이 또 달라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공공 재건축·재개발 먼저 용적률 완화를 한 뒤 추이를 보며 민간 적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준공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8.76%로 집계돼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상승률(7.73%)을 앞질렀다.

이처럼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며 시장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합의를 더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도시정비법 개정안에는 용적률 상향 이외에도 정부가 9·7 대책에서 예고했던 굵직한 규제 완화 내용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정비계획 수립 절차 간소화, 임대주택 인수가격 상향, 준공업지역 용적률 특례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한 정비업체 대표는 “사업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조치들이 여럿 포함돼 있어 법 개정을 기다리는 조합이 많다”며 “용적률 관련 협의가 길어진다면 법안의 다른 내용이라도 먼저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추후 민간 용적률 상향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일단 정부 계획에 발맞춰 공공 정비사업 먼저 법안을 개정하자는 분위기”라면서도 “요즘 공급 부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공공 재건축·재개발의 용적률 특례를 민간에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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