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성과 담은
‘슈퍼 모멘텀’ 崔 회장 특별 인터뷰
하이닉스, ‘독한 DNA’로 HBM 성공
SK-엔비디아-TSMC ‘삼각동맹’ 굳건
崔 “삼각구도, 당분간 흔들리지 않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26. 01. 02 사진공동취재단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000660)를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으로 정의하며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2030년 700조 원, 장기적으로는 2000조 원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AI 인프라의 핵심장치의 위치에 오르면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HBM이 있었기에 한국이 글로벌 AI 공급망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26일 공식 출간된 ‘SK하이닉스의 언더독 스토리: 슈퍼모멘텀’ 책에는 최 회장의 특별 인터뷰가 실렸다.
‘최태원 노트: 우리는 길목에 서 있었다’의 제목으로 실린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2025년 6월 24일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200조 원을 넘었을 때 ‘이제야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2030년 시총이 700조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 회장은 “시장이 하이닉스를 아직 ‘커머디티(Commodity·원자재)’, 제조사로 인식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라며 “AI 반도체 회사 혹은 AI 인프라 회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마켓 캡(Market Cap·시총)의 벽을 깨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라며 “몇 년 후면 목표를 1000조 원, 2000조 원으로 높여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열망과 포부라는 것이 그런 것”이라며 “더 큰 꿈을 꿔야 거기에 맞춰 도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사 수 AMD CEO 도움으로 개발
HBM, 하이닉스의 ‘언더독 스토리’
하이닉스-엔비디아-TSMC가 ‘AI 축’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경주=조태형 기자 2025.10.31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HBM이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의 추진력을 통해 개발이 진행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HBM은 AMD가 게임에서 그래픽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한 설계가 시초라는 설명이다.
그는 “AMD가 가장 강력하게 밀었던 어젠다는 HBM 개발”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큰 수익은 내지는 못했지만 파트너사의 요구가 있었고 만약 시장이 생기면 먹힐 만한 기술이라는 판단이 있어서 개발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D램을 적층해서 고용량·고대역폭으로 만드는 HBM은 실제로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적층 과정에서 칩이 반복해서 깨지고 잘못 제작되면서 고객들에게 퇴짜를 수없이 맞았다. SK하이닉스 내에서 HBM 개발하는 인력들의 심정을 ‘아오지 탄광의 절치부심’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만큼 회의론이 컸다는 뜻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독한 DNA’가 HBM 개발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최 회장은 회고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는 ‘스피릿(Spirit)’이 좋은 기업이었고 ‘독함’이라는 DNA가 있다”라며 “우여곡절을 견뎌온 언더독으로서 ‘독하게 비지니스 한다’는 정신이 기업을 유지한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 비지니스에 익숙한 SK는 글로벌에서 터프하게 경쟁해본 일이 별로 없다”라며 “반면 반도체 경쟁 환경에서 훈련된 하이닉스는 ‘독하게’ 무장된 회사였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HBM에서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가 AI 공급망에서 우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비디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두 가지 병목현상을 HBM칩과 패키지로 규정했다. 최 회장은 “이 복잡한 칩을 양산이 가능한 70% 이상의 수율로 만들어 낼 수 없고 HBM도 대역폭 성능과 수율을 동시에 맞춰야 한다”라고 “엔비디아 가속기의 두 병목을 없애는 건 아직까지 하이닉스와 TSMC만 해줄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하이닉스-엔비디아-TSMC의 삼각 구도는 당분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SK하이닉스 없었다면...
“韓 반도체 시장 벼랑에서 추락”
반도체, 故 최종현 회장과 ‘약속’
“꿈 이뤄드렸지만, 아직 배고파”
신간 ‘슈퍼 모멘텀’ 표지. 구경우 기자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없었다면 AI 산업이 태동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 시장이 외면받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02년 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 매각됐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본다”라며 “한국 반도체 시장은 지금쯤 벼랑에서 떨어진 상태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돌리기 위한 AI데이터센터라는 인프라가 존재하고 지금 이 AI 데이터센터에 돈이 몰리고 시장이 커지고 있다”라며 “초기에 시장에 진입하는 자와 진입하지 못하는 자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닉스가 없었다면) 각국 정부와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투자를 이야기할 때 한국은 배제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최 회장은 2012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한 배경에는 1970년대부터 이어온 반도체 사업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1981년 해산된 선경반도체를 회상하며 “당시 회사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 뛰어들기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통합 전략으로 성장했지만 “언젠가는 반도체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는 이어졌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일본 일류 기업보다 나은 회사를 만들겠다”며 하루 10억 원씩 연간 36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를 일구겠다고 한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과의 약속도 회고했다. 그는 “그것이 꿈의 숫자였는데 하이닉스의 2025년 영업이익 예상을 보면 약 100배 정도까지 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저는 그 꿈을 이뤄드렸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 배가 고프다”고 강조했다.
1월 1일자용. 새벽을 밝히는 태양 아래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이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며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1기 팹의 준공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약 110조 원이 투입되는 1기 팹을 시작으로, 용인 클러스터에는 총 6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며 4개의 팹이 순차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어둠을 밝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의 불빛은 다가올 AI 시대를 향한 기술 경쟁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용인=조태형 기자 2025.12.18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26. 01. 02 사진공동취재단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000660)를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으로 정의하며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2030년 700조 원, 장기적으로는 2000조 원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AI 인프라의 핵심장치의 위치에 오르면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HBM이 있었기에 한국이 글로벌 AI 공급망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26일 공식 출간된 ‘SK하이닉스의 언더독 스토리: 슈퍼모멘텀’ 책에는 최 회장의 특별 인터뷰가 실렸다.
‘최태원 노트: 우리는 길목에 서 있었다’의 제목으로 실린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2025년 6월 24일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200조 원을 넘었을 때 ‘이제야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2030년 시총이 700조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 회장은 “시장이 하이닉스를 아직 ‘커머디티(Commodity·원자재)’, 제조사로 인식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라며 “AI 반도체 회사 혹은 AI 인프라 회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마켓 캡(Market Cap·시총)의 벽을 깨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라며 “몇 년 후면 목표를 1000조 원, 2000조 원으로 높여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열망과 포부라는 것이 그런 것”이라며 “더 큰 꿈을 꿔야 거기에 맞춰 도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사 수 AMD CEO 도움으로 개발
HBM, 하이닉스의 ‘언더독 스토리’
하이닉스-엔비디아-TSMC가 ‘AI 축’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경주=조태형 기자 2025.10.31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HBM이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의 추진력을 통해 개발이 진행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HBM은 AMD가 게임에서 그래픽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한 설계가 시초라는 설명이다.
그는 “AMD가 가장 강력하게 밀었던 어젠다는 HBM 개발”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큰 수익은 내지는 못했지만 파트너사의 요구가 있었고 만약 시장이 생기면 먹힐 만한 기술이라는 판단이 있어서 개발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D램을 적층해서 고용량·고대역폭으로 만드는 HBM은 실제로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적층 과정에서 칩이 반복해서 깨지고 잘못 제작되면서 고객들에게 퇴짜를 수없이 맞았다. SK하이닉스 내에서 HBM 개발하는 인력들의 심정을 ‘아오지 탄광의 절치부심’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만큼 회의론이 컸다는 뜻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독한 DNA’가 HBM 개발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최 회장은 회고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는 ‘스피릿(Spirit)’이 좋은 기업이었고 ‘독함’이라는 DNA가 있다”라며 “우여곡절을 견뎌온 언더독으로서 ‘독하게 비지니스 한다’는 정신이 기업을 유지한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 비지니스에 익숙한 SK는 글로벌에서 터프하게 경쟁해본 일이 별로 없다”라며 “반면 반도체 경쟁 환경에서 훈련된 하이닉스는 ‘독하게’ 무장된 회사였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HBM에서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가 AI 공급망에서 우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비디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두 가지 병목현상을 HBM칩과 패키지로 규정했다. 최 회장은 “이 복잡한 칩을 양산이 가능한 70% 이상의 수율로 만들어 낼 수 없고 HBM도 대역폭 성능과 수율을 동시에 맞춰야 한다”라고 “엔비디아 가속기의 두 병목을 없애는 건 아직까지 하이닉스와 TSMC만 해줄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하이닉스-엔비디아-TSMC의 삼각 구도는 당분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SK하이닉스 없었다면...
“韓 반도체 시장 벼랑에서 추락”
반도체, 故 최종현 회장과 ‘약속’
“꿈 이뤄드렸지만, 아직 배고파”
신간 ‘슈퍼 모멘텀’ 표지. 구경우 기자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없었다면 AI 산업이 태동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 시장이 외면받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02년 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 매각됐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본다”라며 “한국 반도체 시장은 지금쯤 벼랑에서 떨어진 상태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돌리기 위한 AI데이터센터라는 인프라가 존재하고 지금 이 AI 데이터센터에 돈이 몰리고 시장이 커지고 있다”라며 “초기에 시장에 진입하는 자와 진입하지 못하는 자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닉스가 없었다면) 각국 정부와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투자를 이야기할 때 한국은 배제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최 회장은 2012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한 배경에는 1970년대부터 이어온 반도체 사업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1981년 해산된 선경반도체를 회상하며 “당시 회사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 뛰어들기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통합 전략으로 성장했지만 “언젠가는 반도체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는 이어졌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일본 일류 기업보다 나은 회사를 만들겠다”며 하루 10억 원씩 연간 36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를 일구겠다고 한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과의 약속도 회고했다. 그는 “그것이 꿈의 숫자였는데 하이닉스의 2025년 영업이익 예상을 보면 약 100배 정도까지 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저는 그 꿈을 이뤄드렸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 배가 고프다”고 강조했다.
1월 1일자용. 새벽을 밝히는 태양 아래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이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며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1기 팹의 준공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약 110조 원이 투입되는 1기 팹을 시작으로, 용인 클러스터에는 총 6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며 4개의 팹이 순차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어둠을 밝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의 불빛은 다가올 AI 시대를 향한 기술 경쟁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용인=조태형 기자 2025.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