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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AI가 바꾼 제조업 밸류에이션…“3분기 5600도 가능”

■전문가 4인 ‘오천피’·‘천스닥’ 증시 긴급 진단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반도체 이익증가 속도 예상 웃돌아

실적 검증에 증시 상승여부 달려

글로벌 유동성·정책 환경은 변수

입력2026-01-27 17:44

수정2026-01-27 21:37

지면 2면
코스피가 종가 기준 5000포인트를 돌파한 27일 서울 여의도 KRX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종가 기준 5000포인트를 돌파한 27일 서울 여의도 KRX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책 구호처럼 들리던 ‘코스피 5000’과 ‘코스닥 1000’ 시대가 마침내 현실이 됐다. 지수가 단숨에 레벨을 끌어올린 배경에는 반도체 실적이라는 현실과 인공지능(AI)이 전통 제조업으로 확산되는 피지컬 AI 서사가 맞물리며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기준 자체가 상향된 효과가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지수의 방향성은 반도체 이익 사이클의 지속성과 제조업의 AI 전환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서울경제신문이 27일 메리츠·하나·iM·NH 등 4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통해 ‘오천피’ ‘천스닥’ 시대 긴급 증시 진단을 실시한 결과 전문가들은 코스피 5000 돌파의 가장 직접적인 동력으로 반도체 실적 사이클을 꼽았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와 함께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증가 속도가 증권가 예상치를 지속적으로 웃돌고 있다는 평가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주가가 앞서간 것이 아니라 이익이 빠르게 커지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구간”이라며 “반도체 실적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AI 인프라 구조 변화도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이던 AI 메모리 수요가 서버용 데이터 저장장치(SSD)와 낸드 등으로 확산되면서 공급 축소와 맞물린 가격 상승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의 이익 증가 전망이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고 로봇을 비롯한 신산업 모멘텀도 더해지고 있다”며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3분기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져 5600선 안팎까지 추가 상승 여력도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피지컬 AI 확산으로 전통 제조업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지수 상승의 또 다른 축으로 꼽힌다. AI가 반도체와 알고리즘에 머무르지 않고 자동차·로봇·기계 등 실물 산업으로 스며들면서 제조업을 바라보는 밸류에이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중심의 이익 개선 사이클이 워낙 강력한 상황에서 제조업 전반이 AI·로봇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제조업 재평가가 지수의 다음 레벨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적을 통한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센터장은 “현재 시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개선 사이클을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한 상태”라며 “코스피가 6000선을 향하려면 지금의 이익 증가가 단기 반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이클이라는 점이 확인돼야 한다”고 짚었다. 고 센터장도 “6000선 이후를 보려면 반도체 실적이 꺾이지 않는다는 확신과 함께 피지컬 AI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환경 역시 향후 주가 상승의 중요한 변수로 거론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결국 관건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성장 모멘텀이 이어지고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 같은 자본시장 체질 변화가 기대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확인되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코스피 시장의 체질 개선이 코스닥으로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강하다. 조 센터장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정책 자금 유입 등을 감안하면 코스닥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코스피가 레벨을 끌어올린 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의 잠재력이 부각될 여지도 있다”고 했다.

다만 글로벌 대외 환경 변화는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고 센터장은 “지정학적 긴장이나 통상 환경 변화, 주요국 정치 일정처럼 시장 밖에서 발생하는 변수들은 언제든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면서 “반도체 실적이 좋아도 이런 대외 변수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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