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메인 만나는 韓 VC…오일머니 유치 나선다
벤처캐피탈 10여곳 2월 사우디행
국부펀드·SVC 등과 출자 논의
빈 살만 세운 휴메인과 협력도 모색
투자유치한 기업 현지 진출 지원도
입력2026-01-28 15:16
수정2026-01-29 08:21
지면 24면
국내 벤처캐피탈(VC) 10여개사가 다음 달 사우디에 가 투자 유치와 현지 사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 중동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의 사업 지원책을 마련하고, 출자 규모가 큰 사우디 국부펀드들과 현지 미팅을 통해 다양한 투자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중동 교류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탈협회는 국내 VC 10여개사와 함께 다음 달 7일부터 9일까지 사우디 리야드 킹 압둘라 금융지구에서 ‘K-Venture Meet Up In Saudi(가칭)’ 행사를 개최한다. 한국벤처투자에서는 이대희 대표 등 5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 회원사를 중심으로 참석할 VC를 선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측에서는 국부펀드를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우디 통신정보기술부(MCIT), 투자부(MISA)와 국부펀드인 PIF를 비롯해 사우디 중소기업은행인 SME Bank, 사우디 중소기업청(Monsha‘at) 산하의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사우디 벤처캐피털 컴퍼니(SVC)가 총출동한다.
또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해 설립한 휴메인(Humain)도 현장을 찾아 국내 VC들과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휴메인은 PIF가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해 세운 기관이다. 사우디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 산하 벤처캐피털(VC)인 와에드벤처스도 동행한다.
이번 일정은 사우디 정부에서 한국 VC들과 직접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10월 ‘한국 딥테크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 행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7개국 대사관에서 참여했으며 사우디 투자부는 국내 기업들과 투자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사우디 측은 지난해 행사 이후 관련 논의를 구체화하기 위해 교류 확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사우디 국부펀드와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오일머니’로 통하는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할 가능성이 큰 만큼 VC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에 대해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실제 와에드벤처스는 2024년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약 2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또 다른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페블스퀘어는 사우디 현지에 컨설팅 기업 클러스터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합작법인 AI랩스는 현지 VC 두 곳으로부터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사우디 측은 VC를 통해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을 발굴하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은 그동안 국내 스타트업과 VC 등에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시장이다. 까다로운 규제와 낯선 문화로 대형 건설사나 방위산업체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곤 번번이 진출에 실패했다. 최근 중동 국가들이 AI 투자를 늘리고 해외 기술에 관심을 보이면서 국내 스타트업에도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