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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진 중복상장 논란에…코스닥 IPO 줄줄이 멈춰 [시그널INSIDE]

디티에스·덕산넵코어스 예심 중단

李대통령 언급에 거래소 기류 변화

주주보상 강화해도 심사 통과 난망

시장 위축에 기업 자금난 확대 우려

입력2026-01-28 17:24

수정2026-01-28 18:00

지면 22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 제공=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 제공=한국거래소

중복 상장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벤처·중소기업 위주의 코스닥 신규 상장도 위축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일부 기업의 심사를 일시 중단했는데 배경에는 중복 상장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소는 당초 주주 보상을 강화하면 증시 입성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 상장 문제를 언급하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안 발의가 줄을 잇자 중복 상장 소지가 있는 기업의 심사를 아예 멈춘 것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용 열 교환기 제조사 디티에스는 최근 코스닥 상장 예심 일정이 일시 중단됐다. 디티에스는 코스닥 상장사인 다산네트웍스를 모회사로 둔 기업으로 지난해 9월 18일 상장 예심을 청구했다. 이후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돼 연초 예심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었지만 최근 LS그룹의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를 두고 중복 상장 논란이 거세지자 심사 일정이 중단됐다. 상장 모회사를 둔 다른 기업들도 예심 일정이 밀리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인 한컴인스페이스와 덕산하이메탈의 자회사인 덕산넵코어스는 모두 심사 결론이 수개월째 나지 않는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디티에스는 에식스솔루션즈 관련 논란이 생기기 전까지는 예심 통과가 유력했다”며 “최근 이 대통령이 중복 상장 문제를 언급하면서 거래소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거래소는 당초 모회사 주주에게 공모주를 배정하거나 배당률을 높이는 등 주주 보상을 강화하면 자회사의 신규 상장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한국거래소가 공개하는 상장 가이드라인은 기업을 분할해 상장하는 기업이 소액주주에게 공모주를 배정하고 자사주를 취득·소각하거나 배당률을 높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관련 모범 사례로는 2023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필에너지가 꼽힌다. 코스닥 상장사 필옵틱스의 자회사인 필에너지는 IPO 과정에서 공모주 281만 1200주 중 56만 2500주(20.0%)를 필옵틱스 주주에게 배당했다.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로 얻은 자금의 20%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하기도 했다. 거래소의 상장 심사 인력은 증권사의 IPO 담당 부서에 필에너지 사례를 여러 번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모회사 주주에게 공모주 배정을 약속한 에식스솔루션즈마저 신규 상장이 좌초되면서 IPO 시장 내 불확실성은 커지는 분위기다. LS는 소액주주에게 에식스솔루션즈의 공모주를 우선 배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반발이 사그라들지 않아 결국 상장 계획을 접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가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한 미국 기업으로 분할 기업이 아닌데도 신규 상장에 실패했다. 한 증권사의 IPO본부장은 “상장 모회사를 둔 기업은 전부 중복 상장 프레임에 갇혀 IPO를 추진하기 어려워졌다”며 “과거 신규 상장을 전제로 투자를 받은 경우 IPO 이외의 대안이 없어 자금난이 커지고 성장 동력을 잃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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