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사건’ 신상공개한 유튜버, 결국 실형 [사건플러스]
징역 1년 6개월 선고
法 “비뚤어진 정의감
범행 저질러…피해 심각”
‘사적 제재’ 줄줄이 실형
입력2026-01-29 06:30
수정2026-01-29 06:35
2004년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 ‘나락보관소’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주석 판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운영자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앞서 A 씨는 2024년 6월 나락보관소 채널을 통해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했다. 당시 영상에는 가해자들의 이름과 직업, 사진들이 올라왔다. 나락보관소 구독자 수도 크게 늘었다. 2024년 6월 4일 하루에만 15만 2000명이 새롭게 구독하면서 한때 채널 구독자 수는 50만 명을 돌파했다.
다만 무고한 피해자가 박제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했고, 가해자들이 줄줄이 직장에서 쫓겨나면서 사적 제재의 정당성을 두고 비판이 일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도 A 씨와 사전에 영상 게재를 협의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심화됐다. 피해자의 입장을 전한 한국성폭력상담소 측은 당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도, 경청하지도, 반영하지도 않았던 유튜브 ‘나락 보관소’의 행태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도 A 씨의 사적 제재가 정당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거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형사 처벌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었던 점을 알게된 뒤 가해자에게 망신을 줘서 사적 제재를 가하겠다는 비뚤어진 정의감에 기반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헀다.
이어 “제보 등으로 얻은 정보를 최소한의 확인도 없이 사용해 근거없는 거짓된 내용이나 과장된 표현이 다수 포함돼 있었고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져 (피해자의) 정신적·재산적 피해가 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과 같은 ‘사이버레커’ 행태는 이미 위험 수위에 이르러 방치할 경우 사적제재를 조장해 법치의 근간을 해하는 등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존폐 논의와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 노력을 감안해 법정구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사 초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뒤늦게나마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동영상을 삭제하고 유튜버 활동을 그만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부연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밀양 지역의 남자 고등학생 44명이 울산의 여중생과 미성년자 여성들을 꾀어내 1년 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2024년 나락보관소를 시작으로 유튜브에서 해당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채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들은 법원에서 계속해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지난해 유튜츠 채널 ‘전투토끼’를 운영한 30대 남성 B 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충북 지자체 공무원이자 B 씨에게 가해자의 신상을 넘긴 그의 아내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B 씨의 1심 재판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인터넷상 떠도는 정보를 근거로 가해자를 특정하고 이들을 중대 범죄로 기정사실로 해 사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우리 법치 근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비슷한 유튜브 채널 ‘집행인’을 운영한 20대 남성 C 씨도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형을, 30대 영상 제작자는 징역 2년 2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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