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눈’ 플래닛랩스, 위성데이터 수요 확산에 성장 가속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입력2026-01-29 18:11
지면 23면
위성 산업의 중심축이 발사 경쟁에서 데이터 활용으로 이동하면서 실시간 지구 관측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래닛랩스가 글로벌 우주 데이터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후 변화 대응과 공급망 관리, 지정학적 리스크 분석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지구 전역을 매일 촬영하는 독보적인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플래닛랩스는 2010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과학자들이 설립한 위성 데이터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초소형 위성 군집을 활용해 지구 관측 영상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핵심 자산은 ‘도브’로 불리는 신발 상자 크기의 초소형 큐브샛 위성이다. 기존 대형 위성이 제작·발사에 수천억 원이 드는 것과 달리, 도브 위성은 대당 약 30만 달러 수준으로 비용 부담이 낮아 다수의 위성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플래닛랩스는 현재 200기 이상의 위성을 궤도에 띄워 하루 약 3억 50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면적을 촬영하고 있다. 이는 지구의 모든 육지 표면을 하루 한 번씩 기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고해상도 위성인 펠리컨과 탄소 배출을 추적하는 타나저 위성을 도입하며 데이터의 정밀도와 활용 범위를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위성 데이터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활용 수요의 급증이 자리하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과 산림·농업 관리, 글로벌 공급망 모니터링, 군사·정보 분야까지 실시간 지구 관측 데이터의 활용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플래닛랩스의 매출은 2021년 이후 연평균 20% 이상 성장했으며, 지난해 10월 기준 수주 잔액은 7억 3400만 달러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매출 성장 흐름을 바탕으로 향후 실적 가시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정 지역을 간헐적으로 촬영하는 위성은 다수 존재하지만, 플래닛랩스처럼 지구 전체를 동일한 주기로 매일 촬영해 시계열 데이터를 축적한 기업은 드물다. 아울러 수백 기의 위성을 동시에 제어하고, 테라바이트(TB) 단위로 쏟아지는 영상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신·처리하는 소프트웨어 역량 역시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플래닛랩스가 10년 넘게 축적한 지구 관측 아카이브와 운영 노하우는 경쟁사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다.
최근 플래닛랩스는 단순 위성 사진 판매 기업을 넘어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인사이트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인간이 아닌 알고리즘을 통해 전 세계 항구의 선박 수를 자동 집계하거나 산림 훼손 지역을 탐지하는 등 분석 결과를 즉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고객은 월 구독료만 낸다면 별도의 위성 발사 없이 모든 지역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공공 부문을 넘어 농업·금융 등 민간 영역까지 활용 범위가 확장되면서 플래닛랩스는 위성 데이터 활용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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