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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3개 중 2개 ‘무혐의’…재판부 판단 ‘증거부족’

[김건희 1심 판결문 읽어보니]

의심 정황은 있으나…주가조작 역할 단정 어려워

주문 등 공범지시 따랐다해도, 시세조종가담‘NO’

이의 제기에 “싸가지 시스터즈 말고”배제 문자도

계약 無…여론조사 尹 부부에 ‘전속 제공’은 아냐

통화 등 증거에…통일교 금품수수만 유죄로 판단

입력2026-02-01 08:00

지난 달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지난 달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1심 재판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것을 두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법원이 김 여사의 3개 혐의 가운데 2개를 무혐의로 판단하면서 법조·정치권 일각에서는 “기존 판례에 반한다”거나 “법리적 법리상 모순이다”, “편파 판결이다‘는 등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금품수수, 명태균씨 여론조사 등 김 여사를 둘러싼 법원 판결에 대해 되짚어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지난 달 28일 김 여사에 대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고,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 몰수와 1281만5000원을 추진했다. 이는 2020년 4월 당시 열린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이 김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을 검찰에 고발한 이후 약 5년 9개월 만이다. 법원은 김 여사에게 적용된 3개 의혹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씨 여론조사(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죄가 있다고 결론낸 건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고가 물품을 전달받은 혐의 뿐이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처벌 수위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요청한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만원 등 구형량을 크게 밑돌았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별검사팀 브리핑룸에서 특검 수사 결과 종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별검사팀 브리핑룸에서 특검 수사 결과 종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수익 40% 지급’ 의심…정산 후 “듣던대로 ○○” 불편 감정=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김 여사가 본인 소유의 계좌 금액이나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시세 조종 행위에 동원될 사실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이익을 얻기 위해 용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의심했다. 주식 매수도 과정에서 이른바 ‘주가 조작 선수’에게 주식을 어떻게 할지 문의하고, 결정을 기다리는 듯한 정황이 근거였다. 특히 블랙펄 측에 수익금 40%를 지급하기로 한 약정에 대해 “블랙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주가 상승에 대한 대가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시세조종이 이뤄진 전체 과정에서 김 여사가 공범으로 의심할 만한 여지가 있었다고 본 셈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김 여사가 공동정범으로 분업적 역할 분담에 의한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범으로 지목된 이들이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에 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김 여사가 이들에게 주가 조작에 대한 어떠한 내용을 들었는지도 직접 증거가 없다고 봤다.

일부 매매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재판에서 통정거래로 인정되기는 했으나, 주문 금액·시점·수량을 이들 공범들이 정해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주문 제출 등 공범들의 지시에 따랐다고 해서 김 여사가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주식을 블랙펄 측에 넘겨주라는 행위였을뿐, 공모를 통해 다른 투자자들이 그릇된 투자 판단을 하게 하는 등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1항 제1호의 위반은 없다고 봤다. 해당 조항에서는 ‘자기가 매도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 또는 약정 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을 매수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공범들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블록딜(시간외매매) 과정에서 매도 가격을 낮춘(할인) 데 대해 김 여사가 이의를 제기했고, 이후 이들 사이가 다소 틀어진 점도 근거로 꼽았다. 공모 관계였다면 매도 가격을 김 여사에게 사후에 통보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주가 조작 ‘선수’이자 공범으로 지목된 민모씨와 김모씨는 2011년 1월 13일 정산 과정에서 김 여사가 크게 이의를 제기한 데 대해 “○○이구만, 듣던대로”라며 욕설 섞인 문자를 주고받았다. 같은 해 4월 6일부터 다음 날까지 주고받은 문자에서도 “김건희, 김△△(또 다른 투자자) 같은 싸가지 시스터스 같은 선수들 말고”라며 김 여사 등을 배제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대질 조사를 위해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대질 조사를 위해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명태균 과장 심해…‘공천 김건희 선물’ 믿기 어려워=재판부는 명씨 여론조사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은 여론 조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러 차례 제공되고,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여러 차례 김 여사에게 부탁했다는 점에서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여론 조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제공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 조사를 실시한 건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명시적 내지 묵시적으로도 (윤 전 대통령 부부 측과) 계약이 체결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 공표나 배포 등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지시를 받아야 (여론조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귀속된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그러한 증거도 없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만 제공된 여론조사는 2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함께 제공됐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명씨가 주변인들에게 ‘공천은 김 여사의 선물’이라고 말했지만, 실제 공천 약속이 이뤄졌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른바 김 여사의 ‘입김’으로 공천이 확정(확언)됐다면, 명씨가 주변에 꾸준히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하지 않았을 것이란 판단이다. 또 명씨가 그동안 ‘◇◇◇을 당 대표로 만들고, 대통령 □□□도 당선시켰으며, ▽▽▽도 서울시장 만들었다’는 등 본인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는 점도 해당 발언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대목으로 꼽았다.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해 9월 17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해 9월 17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그라프 목걸이 ‘알선’ 명목…지위, 영리 수단 오용=재판부는 2개 혐의에 대해 죄가 없다고 판단한 것과 달리 통일교 금품 수수는 유죄로 봤다. 구체적으로는 2022년 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를 알선 명목으로 받았다고 인정했다. 김 여사가 2022년 4월 말부터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통일교가 유엔(UN) 제5사무국 유치를 원하고 있고,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문자로 전해 들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또 김 여사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전화 통화에서 “저희가 여러 가지로 지금 많이 작업을 하고 있어요. 뭐 경제적…”, “경제적으로나 문화 여러 가지가…이제 이런 많은 업적이 이렇게 훼손되지 말아야 되잖아요”라고 말한 것도 증거가 됐다.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을 당시 통일교의 청탁 내용이 정부 차원의 경제적인 지원과 관련돼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함으로써 김 여사에게 청탁의 실현을 위해 알선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2022년 4월에 받은 샤넬맥은 ‘윤 전 몬주장이 김 여사에게 구체적 청탁을 전달치 않았다’며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모든 일은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게하고 이런 공정을 해하는 게 부패”라며 “지위가 높을수록 권력에 대한 금권의 접근을 의식적으로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며 “청탁과 결부된 고가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수한 다음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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