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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으로 지역을 따뜻하게

정재훈 미래엔연구원장

입력2026-02-02 07:00

정재훈 미래엔연구원장
정재훈 미래엔연구원장

정부가 햇빛소득마을, 주차장 태양광, 영농형 태양광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부담이 아닌 지역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며 전국적으로 관심도 매우 높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주체가 되어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폐교나 마을회관, 저수지처럼 쓰이지 않던 공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고, 여기서 생산한 전기를 판매해 얻은 수익을 마을 주민이 함께 나누고 마을 복지에 사용한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마을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고령자가 대부분인 농촌지역에 안정적인 소득원을 만들어 지역에 활력이 생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태양광 수익이 주민에게 직접 돌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동안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던 태양광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인구 감소로 쇠락해 가는 농촌지역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농촌과 지역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주민들이 태양광 사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마을의 국·공유지를 저렴하게 대여하거나 사용료를 감면해 주고 있다. 또한 태양광 설비 투자비의 최대 85%까지 장기 저리로 빌릴 수 있도록 대규모 금융지원과 아울러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의 경우에는 지역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주민 부담금까지 지원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정부는 약 3만8000여 개의 마을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매년 500곳 이상, 2030년까지 전국에 2500곳이 넘는 햇빛소득마을을 만들어 친환경의 전기도 생산하고 주민 소득과 마을 활력을 함께 높일 계획이다.

민간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업으로부터 주민들이 혜택을 보는 햇빛연금과는 달리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단위로 주민들이 직접 태양광을 설치·운영해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복지에 사용하는 자립형 모델로 적정한 수익의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 이러한 햇빛소득마을이 고령화·빈곤으로 공동화되어 가는 시골 마을을 되살리고 환경 파괴나 갈등 없이 재생에너지 중심의 사회로 가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한전 등 관련기관의 구체적이고 현실성이 있는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대상 지역의 선정 시 선착순 개념보다는 사업성과 인구소멸, 오지, 고령화 등을 고려해 지역별로 균형 있게 배분하여 많은 인근 지역 주민들이 성공사례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체감한 후 전국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대표적 성공사례인 경기 여주시 구양리와는 달리 실패한 지역은 주민 갈등과 초기 투자비 과다의 수익성 악화가 주요 원인이었다. 또한 주민참여가 형식에 그치는 경우로 지역의 동의는 받지만 운영과 의사결정은 외부 사업자나 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다. 햇빛소득마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주민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협동조합이나 마을 법인 모델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차장형 태양광과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햇빛소득마을과 연계 및 차별화해 추진함으로써 많은 지역에서 친환경 전기를 만들고 다양한 주민들에게는 소득과 복지를 주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 설치비가 많이 들고 구조물 안전 기준, 경관 훼손 우려,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 경우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표준 설계 도입과 설치비 지원 확대 등 이용자 혜택을 연계하고, 공공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수행해서 나오는 수익을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환원하는 모델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농지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농업소득과 발전 이익을 함께 얻는 방식이다. 그동안 장애요인이었던 농지의 다른 용도로 일시 사용기간을 8년에서 최대 23년으로 연장하고, 농업진흥지역 내 재생에너지지구 지정시 설치를 허용하는 등 500kW 미만 농촌형·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작물 수확량 감소 우려, 농지 훼손과 전용 논란, 제도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농민들의 참여가 제한되는 문제가 있다. 앞으로는 작물별 표준모델 마련, 수확량 기준에 따른 관리·보상체계 구축, 장기적인 제도 안정화를 통해 농업과 재생에너지가 상생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햇빛소득마을, 주차장형 태양광, 영농형 태양광과 같은 복지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통해 버려진 유휴공간을 활용해 최소한 약 2.5GW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령층 주민들에게소득을 창출하여 지역에 활력을 주고 마을공동체를 되살려 청년들이 돌아가는 마을로 거듭날 수 있게 한다. 무탄소 에너지를 만들고 지역을 살리며 환경도 지키는 에너지 대책이자 환경대책이자 농촌을 넘어 지역을 살리는 길이다. 그것도 따뜻한 공동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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