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집값 잡겠다”…열흘동안 9번 부동산 경고
■‘버티면 된다’ 시장 기대 차단
“부동산 정상화, 오천피보다 쉽다”
투기 세력 경고…시장 안정 강조
“표 계산 않고 비난 감수하면 돼”
최후수단 세제 카드 활용 시사도
여당도 “배제하지 않아” 공감대
입력2026-02-01 17:10
수정2026-02-01 21:38
지면 4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목소리를 낸 것은 총 9번에 달한다. 비정상적인 부동산 시장에 강력한 경고를 보냄과 동시에 부동산 문제만큼은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세제 카드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후 부동산 시장을 향한 발언 수위를 점차 높여왔다. 같은 달 25일 “버티기가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 당국이 어리석지 않다”고 한 데 이어 31일 “정부는 의지와 수단을 모두 갖고 있으니 정부 정책에 맞서 손해보지 말라”고 경고했다.
특히 ‘1·29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이 대통령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을 방어하며 투기 세력을 향한 경고 메시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자극적 구호로 여론을 흔들지 마라’ ‘대통령이 협박성 발언을 한다’고 날 선 반응을 보이자 이 대통령은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정책 수단이 있고 이 권한을 행사할 의지가 있는 정부에 맞서면 개인도 손실, 사회도 손해를 입는다”고 맞받았다. 또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원칙을 재차 언급하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연이은 고강도 발언에는 부동산 시장을 자율에만 맡길 경우 ‘버티면 된다’는 심리가 굳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정책 신호가 흔들리며 관망과 버티기가 통했던 경험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를 차단하지 않으면 시장 안정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특히 집값이 끝내 잡히지 않을 경우 보유세를 비롯한 세제 정책까지 꺼내들 가능성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으로서는 세제를 통해 부동산 정책을 하는 건 깊이 고려하지 않는다”면서도 “필요한 상태가 됐는데 안 쓸 이유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 세제를 통한 수요 억제책에 신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부동산 안정화는) 표 계산 없이 비난 감수만 하면 될 일”이라고 하며 기류의 변화가 읽히기 시작했다. 또 “집값 안정을 위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능한 수단은 얼마든지 있지만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지금까지 최적의 강력한 수단을 쓰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당에서도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으며 세제 개편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일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는 당정이 동일하게 갖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세제 개편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당분간 정부의 공급 대책에 대한 시장 반응과 주택 가격 추이를 살피며 정책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머니 무브’를 안착시키기 위해 제도 개선에도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페이스북에 ‘유리한 재테크 방법’으로 ‘주식’이 37%의 비중으로 1위를 기록한 설문 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담론의 중심이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옮겨왔다”며 “이 흐름을 또 한번의 투기 국면으로 소모할 것인지, 아니면 생산적 금융과 자본시장 중심의 선진국형 구조로 정착시킬 것인지는 제도와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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