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황제주’ 재편…SK스퀘어 1위·삼성물산 2위로
환산가 1000만원 1년새 2곳→6곳
반도체·자회사 성장 업고 지주사 약진
에이피알·한미반도체도 새로 진입
업황 부진 크래프톤은 5위까지 밀려
입력2026-02-01 17:58
수정2026-02-01 21:57
지면 18면
연일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국내 증시의 강세 속에 유가증권시장에서 환산주가 기준 1000만 원을 넘긴 종목이 최근 1년 동안 세 배 늘면서 ‘진짜 황제주’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히 재평가를 받은 지주사들이 상위권에 새롭게 진입했고, 기존 1위였던 크래프톤은 업황 부진으로 순위가 수직 하락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환산주가가 1000만 원을 넘긴 코스피 상장사는 총 6곳으로 집계됐다. 환산주가는 종목별 액면가를 5000원으로 통일해 계산한 주가로, 액면가 차이에서 비롯되는 가격 착시를 제거해 가격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1위인 SK스퀘어(2850만 원)를 필두로 삼성물산(1507만 5000원), 네이버(NAVER·1375만 원), 에이피알(1350만 원), 크래프톤(1270만 원), 한미반도체(1055만 원) 등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31일만 해도 해당 기준을 충족한 종목은 크래프톤(1820만 원), 네이버(1082만 5000원) 두 곳뿐이었다.
SK스퀘어는 1년 새 주가가 500% 넘게 급등하면서 단숨에 황제주 정상에 올랐다. 주요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지분 가치 급등 효과로 풀이된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함께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자, 최대주주인 SK스퀘어도 본격적으로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SK스퀘어의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은 SK하이닉스의 상승률(356%)을 크게 상회했으며, 지난해 말 처음 코스피 시가총액 ‘톱 10’에 진입한 이후 최근 7위까지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고실적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확대 기조가 SK스퀘어의 기업가치 재평가로 직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한때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가 약점으로 지적됐으나, 이제는 실적 개선과 더불어 포트폴리오 간의 시너지 발생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향후 주주환원의 최대 수혜는 최대주주인 SK스퀘어 몫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짚었다.
삼성물산 역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계열사의 성장세로 인해 지분 가치가 동반 상승했다. 보유 자회사 실적 호조와 더불어 소형모듈원자로(SMR), 태양광 등의 에너지 신사업 성과, 대형 건설 수주 모멘텀도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산주가 1000만 원을 넘겼다. 시장에서는 올해 자사주 전량 소각 마무리, 배당 확대 기조 등이 함께 언급되며 여전히 저평가 대표주로 꼽히고 있다.
반면 크래프톤은 1년 전만 해도 환산주가 1820만 원으로 1위였으나, 게임 업황 부진과 실적 정체로 5위까지 밀려났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신작의 흥행 성과가 미미한 가운데 전반적인 게임 업종의 수익성도 둔화하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이달 들어서만 13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고, 실적에 기여할만한 성장 동력도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크게 낮아졌고 게임 본업의 이익 기여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신작 모멘텀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