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韓 경쟁력 올릴 게임체인저…양손잡이형 인재·성공모델 필요”
[실뱅 뒤랑통 보스턴컨설팅그룹X CEO 인터뷰]
제조업 등 우위 분야에 AI 결합땐
숙련 노하우 전수 운영장치로 작동
韓 ‘피지컬 AI’ 주도권 확보 가능
도입 늦어지면 산업 경쟁력 치명타
제도정비·실행력 뒷받침 등 절실
입력2026-02-02 17:53
수정2026-02-02 20:28
지면 4면
“인공지능(AI)은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성공 여부는 제대로 된 현장형 인재의 충분한 공급과 실제 성과를 낸 모델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X의 실뱅 뒤랑통 글로벌 최고경영자(CEO)가 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 주요 3개국(G3)을 노리는 한국의 당면 과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BCG X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BCG의 기술 구축 및 설계 부문으로 AI, 데이터 과학,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분야 글로벌 전문가 30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뒤랑통 CEO는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이미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핵심 운영 인프라로 전환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 흐름을 빠르게 흡수한다면 산업 경쟁력 제고와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제조·물류 등 한국이 독보적인 우위를 점한 산업 기반에 AI가 결합될 때 발생할 시너지에 주목했다. 다시 말해 산업 영역에 적용될 피지컬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뒤랑통 CEO는 “피지컬 AI는 단순히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하거나 부담이 큰 작업에서 인간을 ‘지원’할 것”이라며 “또한 숙련된 노하우를 전수하는 운영 장치로도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재 부족’을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이 AI G3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강력한 AI 투자 의지에 비해 현장에서 AI를 실제로 구현하고 운영해본 경험을 쌓은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게 뒤랑통 CEO의 진단이다. 그는 “단순히 기술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맥락까지 함께 꿰는 ‘양손잡이형 인재’가 AI 전환(AX) 성공의 핵심”이라며 “인적 자산과 조직 역량을 얼마나 선제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집중해야 할 또 다른 우선 과제로 AI 모델을 핵심 업무에 적용한 ‘대표 성공 사례’를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행 경험의 축적 속도가 AX 시대 핵심 경쟁력”이라며 “한국은 수많은 테스트를 나열하기보다 파급력이 큰 핵심 영역에서 성공 모델을 조속히 구축하고 이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뒤랑통 CEO는 AI G3 도약을 위해서는 단순히 투자만 확대할 게 아니라 AX를 뒷받침할 기반 구축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물류·금융 등 주력 산업에서 AI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데이터와 컴퓨팅 인프라,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정부가 특정 기술을 지정해 밀어붙이기보다 민간이 핵심 영역에서 실행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뒤랑통 CEO는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이 늦어지면 격차 확대를 넘어 산업 경쟁력의 구조적 불균형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AI를 통해 실질적 가치를 창출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며 “전환이 늦어지면 원가 구조, 제품 품질, 공급망 대응력 측면에서 열세에 처할 수 있다”고 봤다.
AX가 본격화하면서 일자리 잠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서는 “사회가 함께 인적 자원의 재교육과 역할 전환을 지원해 변화의 충격을 완화하고 전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뒤랑통 CEO는 최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만난 글로벌 리더들이 올해를 ‘AI 전환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고도 전했다. AI가 단순히 비용 절감이나 효율 증대 차원을 넘어 올해를 기점으로 기업의 외형 성장을 견인할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는 게 글로벌 CEO들의 공통된 관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AI는 시장 경쟁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있다”며 “AX는 최고정보책임자(CIO)나 최고기술책임자(CTO) 차원의 과제가 아니라 CEO가 직접 전면에 나서 책임지고 추진해야 할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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