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정비업체 과잉 청구에…車보험 대물사고 보험금 年 10조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 ‘빅 4’

보험금 지급액 4년새 26% 늘어

사고건수 대비 부품비 크게 상승

미수선 수리비 관행 등 개선해야

입력2026-02-02 18:01

지면 9면

지난해 말 추돌 사고를 당한 운전자 A 씨는 파손된 차량을 동네 정비 업소에 맡겼다. 후면 조명 장치 교체와 범퍼 판금, 도장 등의 명목으로 그가 받은 수리비 청구서는 44만 9319원. 비슷한 시기 A 씨와 동일한 차종을 몰다가 같은 부위를 파손당한 운전자 B 씨는 다른 정비 업체에서 똑같은 내역으로 수리를 받았다. 하지만 B 씨에게 청구된 수리비는 82만 5600원. 동일 차종에 파손 상태도 같았지만 업체별로 수리비가 두 배 가까이 차이 났다.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이 자동차 수리 등 대물 사고(물적담보)에 지급한 보험금이 4년 새 26% 늘어난 9조 5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대물 사고 보험금 지급 규모는 10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부품비·공임비 등 원가 요인이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일부 정비 업체들의 과잉 청구가 수리비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서울경제신문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 4개사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보험사가 지난해 대물 사고에 지급한 보험금은 8조 5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전체 손해보험사로 확대 적용할 경우 보험금 지급액은 9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에는 그 규모가 10조 900억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보험사에 접수되는 사고 건수에 비해 보험금 규모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4대 손보사에 접수된 사고 건수가 2021년 607만 4000건에서 지난해 639만 6000건으로 5.3% 늘어나는 동안 대물 사고로 지급한 보험금은 같은 기간 6조 3820억 원에서 8조 573억 원으로 26.3%나 급증했다. 부품비와 공임비 등 수리비를 구성하는 원가 상승이 전체 보험금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정비 공임(시간당 공임)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7% 인상하기로 했다. 수리비가 뛰어오르면서 건당 지급보험금 역시 4년 새 20% 급증했다.

일부 정비 업체의 과잉 청구 또한 수리비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자동차 정비 요금은 시간당 공임에 표준 작업 시간을 곱해서 산정되는데 일부 업체는 이를 무시한 채 가격과 수리 시간을 과도하게 책정해 청구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다 보니 같은 차종의 동일 부품 교환인데도 정비 품질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직영 사업소보다 일반 정비 업체의 수리비가 오히려 33%나 더 비싼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해 도포하는 방청제를 시중 가격보다 4배나 부풀려 청구하는 사례도 성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험사기에 악용되는 미수선 수리비 관행을 없애고 가입자의 자기 부담금을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적 관리 강화 노력이 지속돼온 인적담보와 달리 물적담보는 차량 고급화와 일부 정비 업체의 과잉 청구로 부품 및 공임 단가 상승이 누적되면서 손해율 악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