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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상속세수, OECD 평균의 4.4배…개편 논의는 수십년째 제자리

중산층까지 과세 대상…20년새 인원 13배 ↑

2024년 세수 9.6조서 2040년 21.3조원 전망

대한상의, 연부연납 확대 등 방식 다양화 제시

입력2026-02-03 17:48

수정2026-02-08 14:55

지면 8면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해 3월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해 3월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자본과 기술을 보유한 우수 인재 유치 경쟁이 벌어지는데 과중한 상속세 부담에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상속세수는 2024년 9조 6400억 원에서 2040년 21조 30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대한상의가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와 정부의 세수추계 변수 등을 활용해 자체 전망한 결과다. 전망대로라면 상속세수는 2062년 38조 3500억 원까지 늘어난다.

해묵은 상속세제가 수십 년간 별다른 변화 없이 유지된 데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는 급등하면서 과세 대상이 중산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탓이다. 상속세가 더는 초부유층만 내는 세금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상속세 과세 인원은 2002년 1661명에서 2024년 2만 1193명으로 약 13배 급증했다.

한국의 높은 상속세 부담은 국제 비교를 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우리나라 상속세수는 총세수의 1.5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36%)의 4.4배에 달한다. 이는 높은 명목세율과 낮은 공제 수준, 과세 방식 차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OECD 회원국 중 상속세를 매기는 나라는 24개국뿐이다. 특히 한국의 최고세율은 50%로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이유로 주식 가치를 20% 높게 평가해 과세하는 최대주주 할증까지 감안하면 실효세율은 60%에 이른다.

각자 상속받은 만큼 나눠 내는 방식(유산취득세)이 아닌 상속 총액에 대해 세금을 걷는 유산세 방식을 적용하는 나라도 한국·미국·영국·덴마크 등 4곳뿐이다. 그나마 미국·영국·덴마크는 배우자 상속 시 전면 비과세하거나 폭넓게 공제 혜택을 주지만 한국은 배우자 공제 한도가 최소 5억 원, 최대 30억 원에 그친다.

상황이 이런데도 상속세 개편 논의는 부자 감세 논란에 해마다 공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상속세율 인하나 유산취득세 도입안은 정권 교체로 물 건너갔고 공제 한도 상향 역시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대한상의가 고액 자산가 이탈을 막기 위해 상속세 연부연납 기간 연장, 상장주식 현물납부 허용, 주식평가 장기화 등 납부 방식 다양화를 제시하는 이유다. 재계는 현재 10년인 상속세 일반재산 연부연납 기간을 20년으로 늘리거나 최소 5년의 거치 기간을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상속세 실질부담률은 분납 기간에 따라 차이가 크다. 일반 재산에 적용되는 10년 분납의 실질부담률은 일시납부 대비 70% 수준인 반면 현재 가업상속 중소·중견기업에만 적용되는 20년 분납은 51.4%, 10년 거치 및 10년 분납은 32.3%까지 낮아진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현행 제도가 일반 국민과 다수 기업에 불합리한 차별로 작용하고 있다”며 “연부연납 기간을 확대하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해 국내총생산(GDP) 증가 폭이 상속세수 감소분을 크게 상회하는 등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상속세 물납을 상장주식에도 허용해 현금 흐름 문제를 개선하는 한편 상속 주식 평가 시 상속기준일 전후 각 2개월간 시세 평균액 대신 전후 2~3년간의 장기 평균액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상속세를 내야 할 타이밍과 실제 상속 자산 처분 이익 발생 시점 간 미스매치는 풀어야 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호주식 ‘캐피털게인(자본이득세)’으로 전환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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