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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우주 AI 센터는 핑계, ‘그록’ 돈 필요한 머스크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36>

머스크, 스페이스X·xAI 합병 두고 “문명 진보”

최대 1.5조弗 가치...우주 데이터센터만 강조

6월 상장 노려...조달자금 500억 달러로 상향

월가는 ‘AI 자금난’ 의심...지난해 14조원 소진

계획대로 증시 입성하면 단숨에 ‘톱10’ 가능

입력2026-02-04 12:52

수정2026-02-04 14:06

지난 1일(현지 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손을 잡고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하는 벤처 투자자 시본 질리스. 이날은 댄 스카비노 백악관 비서실 차장과 에린 엘모어 국무부 대사관 예술 부문 국장의 결혼식이 열렸다. 1986년생 인도계 캐나다인인 질리스는 머스크 CEO의 공식 부인이나 연인은 아니지만 그의 정자를 받아 2021년(쌍둥이), 2024년, 지난해 총 4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녀는 머스크 CEO가 오픈AI의 공동 창업자로 있던 2016년 최연소 임원으로 영입된 뒤 테슬라 등에서 주요 직책을 거쳤다. 현재는 머스크 CEO가 운영하는 뇌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핵심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많은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우생학적 신념에 따라 무려 1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6명은 첫 부인인 저스틴 윌슨과의 혼인 관계에서 낳았고, 나머지 8명은 모두 비혼 관계에서 낳았다. AFP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 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손을 잡고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하는 벤처 투자자 시본 질리스. 이날은 댄 스카비노 백악관 비서실 차장과 에린 엘모어 국무부 대사관 예술 부문 국장의 결혼식이 열렸다. 1986년생 인도계 캐나다인인 질리스는 머스크 CEO의 공식 부인이나 연인은 아니지만 그의 정자를 받아 2021년(쌍둥이), 2024년, 지난해 총 4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녀는 머스크 CEO가 오픈AI의 공동 창업자로 있던 2016년 최연소 임원으로 영입된 뒤 테슬라 등에서 주요 직책을 거쳤다. 현재는 머스크 CEO가 운영하는 뇌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핵심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많은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우생학적 신념에 따라 무려 1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6명은 첫 부인인 저스틴 윌슨과의 혼인 관계에서 낳았고, 나머지 8명은 모두 비혼 관계에서 낳았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 ‘그록(Grok)’ 개발사 xAI를 합치기로 하면서 그 속내를 두고 월가에서 여러 말이 오가고 있다. 머스크 CEO는 우주 공간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한 합병이라고 강조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는 단기적인 이유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머스크 CEO가 합병을 통해 스페이스X의 상장 가치를 최대화한 뒤, 조달 자금의 상당분을 우주 사업이 아닌 AI 모델 경쟁에 먼저 투여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우주 데이터센터 설립까지는 정부 허가와 기술 개발 등 여러 단계가 남은 반면, AI 모델 개발 사업은 지금도 ‘돈 먹는 하마’ 노릇을 하고 있는 까닭이다. 머스크 CEO가 거창한 ‘우주 담론’만 반복하는 사이 월가는 AI 자금난도 간과하지 않는 분위기다. 머스크 CEO의 계획대로 스페이스X가 오는 6월께 상장할 경우 이는 역대 최대 기업공개(IPO)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상장과 동시에 뉴욕 증시 전체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 수도 있다. 단, 이는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다.

xAI와 합치는 스페이스X...“우주 데이터센터로 문명 진보”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손을 흔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머스크 CEO는 이 행사에서 AI 훈련과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소개하며 “2∼3년 내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손을 흔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머스크 CEO는 이 행사에서 AI 훈련과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소개하며 “2∼3년 내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 CEO는 지난 2일(현지 시간) 스페이스X가 AI 스타트업 xAI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당시 “지구 상에서 가장 야심차고 수직 통합된 혁신 엔진을 구축하기 위해 xAI를 인수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은 xAI가 스페이스X의 완전 자회사가 됨에 따라 합쳐진 회사의 총 기업의 가치는 1조 2500억 달러(약 18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회사의 합병 직전 기업가치가 스페이스X는 8000억 달러, xAI가 2300억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인수 시너지 효과로 단숨에 2000억 달러 이상이 불어난 셈이다. 3일 CNBC는 이번 합병이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며, xAI 주식 1주가 스페이스X 주식 0.1433주로 전환된다고 보도했다. CNBC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합병 과정에서 xAI의 주당 가치는 75.46달러, 스페이스X의 주당 가치는 526.59달러로 평가됐다.

머스크 CEO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머스크 CEO는 “AI를 위한 전 세계 전력 수요를 지상에서 충족하는 방법은 지역사회와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우주 기반 AI가 전력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 예측으로는 2∼3년 이내에 AI 컴퓨팅을 생성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 우주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이런 비용 효율성만으로도 혁신 기업들이 AI 모델 훈련과 데이터를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 CEO는 1톤당 100㎾(킬로와트)의 연산 용량을 보유한 위성을 연간 100만 톤 발사하면 매년 100GW(기가와트)를 추가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연간 1TW(테라와트)까지 연산 용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머스크 CEO는 나아가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를 통해 확보한 기술 역량과 자금을 달과 화성 기지 구축, 우주 확장 등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를 통해 인류 문명이 옛 소련의 천문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쇼프가 구분한 1단계(행성급)에서 2단계(항성급)로 가는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30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최대 100만 기의 인공위성 발사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우주 AI 데이터센터는 태양광으로 구동된다. 지상의 다른 데이터센터들처럼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 수랭식 시스템이 아니라 우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복사 냉각 방식으로 열을 방출한다. 이 위성들은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인 ‘스타십’을 통해 발사되며, 고도 500~2000km에서 서로 통신할 예정이다.

월가와 전문가들은 ‘AI 자금 조달’ 의심...경쟁 격화에 지난해에만 14조 원 소진

xAI와 이 회사의 생성형 AI인 ‘그록’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xAI와 이 회사의 생성형 AI인 ‘그록’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 CEO는 우주 데이터센터라는 거창한 명분을 앞세웠지만, 월가에서는 그의 합병 속셈을 조금 달리 보는 분위기다. 머스크 CEO가 실제로는 경쟁이 격화하는 AI 개발 부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이번 합병을 추진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CNBC는 3일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합병의 주된 이유를 ‘우주 궤도 데이터센터를 더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먼 미래의 얘기’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그러면서 그보다는 현재 xAI에 훨씬 시급한 문제인 현금 부족 해결이 주된 목적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실제 2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xAI는 지난해 1∼9월에만 약 95억 달러(약 13조 8000억 원)를 소진했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xAI는 또 올 1월 초 약 230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추가 자금 조달 라운드를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오픈AI의 5000억 달러와 최근 앤스로픽의 3500억 달러보다는 적은 액수였다. 머스크 CEO가 이끄는 기업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테슬라도 지난달 28일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xAI의 자금 조달 라운드에 참여해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공표했다.

xAI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직은 모두 머스크 CEO가 맡고 있다. xAI는 머스크 CEO가 지난 2023년 3월 9일 설립한 AI 기업이다. 머스크 CEO는 애초 xAI가 아니라 2015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공동 설립자로서 AI 사업에 발을 들였다. 그러다가 오픈AI가 비영리에서 영리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회사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018년 이사회를 떠났다. 머스크 CEO는 이후 오픈AI가 2022년 11월 30일 챗GPT를 출시하며 세상을 흔들자 이듬해 xAI를 만들었다. xAI는 그해 11월 생성형 AI 그록을 선보이며 후발주자로 나섰다. 그록은 머스크 CEO의 또 다른 회사인 X(옛 트위터)를 기반으로 최신 정보를 찾는 데에 최고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창의성, 업무 적용성 등에서는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 앤스로픽의 ‘클로드’에 비해 다소 밀린다는 평가도 있다.

스페이스X는 머스크 CEO가 2002년 5월 설립한, 우주 산업의 민간 주도 전환을 상징하는회사다. 1회용으로 쓰고 버리던 로켓을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2015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크게 주목받았다. 우주 발사 비용도 스페이스X를 통해 기존의 10% 수준으로 낮아졌다. 스페이스X는 2019년 이후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용 위성만 9500여 개나 발사했다. 이를 토대로 광대역 위성 인터넷 가입자를 900만 명 이상 보유하게 되면서 세계 최대 위성 운영사가 됐다. 스페이스X는 미국 정부의 군용 위성망인 ‘스타실드’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달 착륙 프로젝트에도 핵심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해 150억∼160억 달러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EBITDA)은 약 80억 달러(약 11조 4000억 원)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의 50∼80%가 스타링크 사업에서 나왔다.

계획대로 6월 생일에 상장하면 역대 최대 IPO...단숨에 시총 ‘톱10’ 가능

지난 2024년 10월 13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서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스타십’이 다섯 번째 시험 비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24년 10월 13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서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스타십’이 다섯 번째 시험 비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이스X와 xAI 간 합병이 특히 월가의 주목을 받는 것은 이 회사가 올해 안에 역대 최대 수준의 IPO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올 초까지만 해도 스페이스X가 IPO로 조달할 자금을 총 300억 달러 정도로 추산했다. 그러다가 이번 합병으로 그 규모를 최대 500억 달러로 높여 잡았다.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의 IPO 시점을 머스크 CEO의 생일인 오는 6월 28일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8일 머스크 CEO가 자신의 생일과 목성·금성이 3년 만에 가장 가까워지는 6월 중순을 IPO 시점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어 “스페이스X가 약 1조 5000억 달러(약 2140조 원)의 기업 가치로 500억 달러를 조달하려고 하고 있다”며 “억만장자의 개인적 충동이 사상 최대 규모의 IPO 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같은 달 22일 스페이스X 경영진이 최근 몇 주 동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월가 투자은행(IB) 4곳의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브렛 존슨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12월 12일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2026년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도 전했다.

만약 스페이스X의 상장이 예상대로 이뤄질 경우 이는 전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최대 규모 IPO는 2019년 12월 자국 증시 상장으로 294억 달러를 조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다. 아람코의 기업 가치는 당시 1조 7000억 달러로 평가됐다. 스페이스X와 함께 올해 거대 IPO 기업으로 꼽히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상장 가치는 월가에서 최대 1조 달러, 3000억 달러 수준으로 각각 예상하고 있다.

머스크 CEO가 주도한 이번 합병에 걸림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일 로이터통신은 머스크 CEO가 여러 기업을 경영하는 점, 기술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에 규제 당국이 인수 작업에 개입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FT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장 의사 통보 절차, 글로벌 투자 유치 행사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스페이스X의 6월 증시 입성 계획은 너무 촉박하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가 머스크 CEO의 구상대로 올해 주식시장에 무난히 발을 들일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증시 상승세가 뒷받침돼야 하고, ‘AI 거품론’도 적정 수준에서 관리돼야 하는 까닭이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의 행보도 변수다. 만약 스페이스X가 1조 5000억 달러 기업가치를 그대로 인정받고 상장한다면, 이 회사는 현재 기준으로도 즉시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들 수 있다. 3일 기준으로 뉴욕 증시에서 시총 10위 기업인 월마트의 가치는 1조 179억 달러, 9위인 브로드컴은 1조 5188억 달러, 8위인 테슬라는 1조 5834억 달러다.

트럼프 스톡커
트럼프 스톡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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