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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문화가 있는 날’ 추진에…업계 “지원 없으면 못 버텨”

“할인 금액 유지한 채 횟수 늘리면

극장·배급사 부담만 가중” 우려

입력2026-02-04 16:19

수정2026-02-04 18:48

지면 27면
지난 연말 서울시내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영화 예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연말 서울시내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영화 예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지정을 예고한 가운데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극장을 비롯해 영화업계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할인 부담을 민간 기업들이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할인 횟수를 확대하면 객단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극장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간 관객수가 1억 명 수준으로 반토막 난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문화가 있는 날’을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문화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한 뒤 주요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이용료 할인과 개방 시간 연장, 무료 행사 확대 등이 이뤄지는 날로 문체부 장관이 지정한다. 영화관에서는 통상 평일 저녁 일반관 기준으로 1만 5000원인 영화 티켓을 7000원에 제공한다. 지금까지는 국공립 문화예술기관과 민간기업들이 해당 정책의 취지에 공감해 100%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정부 구상대로 ‘문화가 있는 날’이 현재의 월 1회에서 4회로 늘어나면 극장은 물론 배급사 등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티켓 매출을 영화관과 배급사가 나눠 정산하는 구조라 티켓 할인은 배급사에도 부담이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날 확대로 오프라인 영화 관람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존 금액을 유지한 채 횟수만 확대되면 극장 및 배급사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며 “시행 횟수나 시간대 등 극장 및 배급사와의 협의를 거쳐 정부가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면 침체된 영화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제작사 관계자도 “최근 몇 년간 영화 산업 침체로 투자가 크게 줄어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제작사는 물론 극장·배급사들이 할인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티켓 할인 문제는 최근 객단가가 하락하는 상황과 맞물려 업계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객단가는 2020년 8574원에서 2022년 1만 285원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9869원으로 하락 추세다. 멀티플렉스 일반관 티켓 가격은 2022년 1만 5000원으로 오른 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배급사들은 객단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이동통신사 할인을 지목한다. 티켓 판매의 절반 이상이 이통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할인 부담은 배급사·투자사·제작사만 지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영화 티켓값이 과도하게 비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 관객수가 정체된 상황에서 객단가를 맞추기 위해 티켓값을 올렸지만 외려 시장만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것이다.

‘문화가 있는 날’ 확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체부 측은 “당장 도입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으면서 “실행 방안을 놓고 업계와 폭넓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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