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외교수장 총출동했지만…美, 관세 대신 “투자 확대”만 언급
■ 예상밖 강경모드에 불확실성 증폭
美, 정통망법만 통과시키자 반감
여한구 “관세인상 최대한 막을 것”
조현 “당국 간 원활한 협력 노력”
입력2026-02-04 17:51
지면 5면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김정관 산업부 장관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설득을 시도했지만 미국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지 못한 채 릭 스위처 부대표에게 한국의 약속 이행 의지를 설명했고 조 장관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에게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회동 후 관세를 아예 언급하지 않으면서 예상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3일(현지 시간) 여 본부장은 워싱턴 DC 유니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위처) USTR 부대표와 만나 2시간여의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며 “한국이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있고 진전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방미한 여 본부장은 뉴욕을 경유해 귀국했다.
여 본부장은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위한 미국의 관보 게재 절차에 대해 “미국 내에서 부처 간 협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그 사이에 최대한 입장을 설명해 실제 관세 인상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쿠팡 문제에 대한 문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여 본부장은 이날 20여 명의 미 의회 의원과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며 그 자리에서 디지털 관련 사안도 논의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한국 국회가 ‘여대야소’인 상황에서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이를 미루고 미국 측에 민감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만 통과시켰다는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의 경우 지난해 10월 자민당 총재 선거, 지난달 중의원 해산 및 총선 준비 등 굵직한 국내 정치 일정이 와중에 대미 투자에 속도를 내는 점을 한국과 비교하며 실망감을 표했다.
같은 날 워싱턴 DC 미 국무부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관세 문제에 대한 뚜렷한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한미 관세 합의와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설명하고 “통상 당국 간 원활한 협의가 이어질 수 있게 외교 당국 차원에서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보도 자료를 통해 “민간 원자력발전, 핵추진잠수함, 조선, 미국 핵심 산업 재건을 위한 한국의 투자 확대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미국 측이 바라는 대미 투자 확대만 언급했을 뿐 ‘관세’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그리어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대법원의 상호관세 판결과 관련해 “정부를 상대로 한 원고의 명백한 승소 사건이었다면 이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에 대응해 수입을 규제할 법적 권한이 있고 수입을 규제할 방법은 관세”라고 승소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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