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출렁이는 구리 가격…변동성 경고음 커진다
구리 ETF 에 한달간 2.5조 유입
하루새 10% 급락했다 6% 상승
중국발 투기세력 매수세도 변수
수급·가격 간 괴리 확대 주의를
입력2026-02-04 18:02
수정2026-02-06 13:29
지면 21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구리 가격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시장 내 유동성 이동이 구리로까지 번진 가운데 가격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ETF 체크에 따르면 글로벌 구리 생산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Global X Copper Miners ETF(COPX)’에는 최근 1개월 사이 17억 7724만 달러(약 2조 5736억 원), 최근 3개월 사이에는 25억 570만 달러(약 3조 6384억 원)가 각각 순유입됐다. 국내 ETF인 ‘TIGER 구리 실물’에도 올해 들어 1592억 원이 들어왔다.
자금 유입과 함께 가격 변동성도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기동 가격은 장중 한때 톤당 1만 4500달러를 상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COPX도 같은 날 10% 급락했다 이달 3일에는 6% 넘게 급등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 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의 주가도 3거래일 사이 -7%에서 6%까지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구리는 전통적으로 글로벌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돼 ‘닥터 코퍼’로 불린다. 전기·건설·제조업 전반에 폭넓게 쓰이는 탓에 경기 회복기에는 가격이 오르고 둔화 국면에서는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최근 구리 가격이 다시 주목받는 것도 이 같은 경기 민감도가 재부각된 영향이다. 글로벌 제조업 지표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와 함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증설, 전기차 보급 확대 등 산업 전반에서 구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자금 유입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AI 인프라 확산과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구리가 필수 소재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과거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기보다 수요 기반이 넓어졌다는 인식도 확산됐다. 이에 따라 구리 가격이 경기 지표를 선행해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와 전력 설비 투자는 제조업 경기와 무관하게 지속될 수 있는 구조적 수요 요인”이라며 “데이터센터, 송배전망, 전기차 등 핵심 산업 전반에서 구리는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금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장기 수요 기대에 더해 글로벌 유동성 확대 국면과 맞물리며 자금 유입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유동성 장세에서는 자금이 먼저 금·은 등 귀금속으로 유입된 뒤 이후 경기 회복과 산업 수요 기대가 반영된 비철금속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유동성 사이클 속에서 구리 역시 자금 이동의 수혜를 받고 있는 만큼 가격 변동폭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강세, 글로벌 유동성 확대 등 매크로 환경은 여전히 구리 가격에 우호적”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실물 수급과 가격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어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발 투기적 매수세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된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구리 가격 급등은 실물 수급 변화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매수세에 따른 것”이라며 “이미 높은 가격으로 인한 수요 약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기술적인 조정이 동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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