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역차별’ 본보기된 나이키…트럼프發 다양성 전쟁 시작되나
트럼프 2기 들어 첫 기업 대상 DEI 정책 조사
불법 이민처럼 DEI와 전면전 나설지 주목
입력2026-02-06 06:00
미국 고용평등기회위원회(EEOC)가 나이키의 직장 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이 백인 역차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EEOC가 민간 기업을 상대로 DEI 정책을 문제 삼아 조사에 나선 첫 사례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EEOC는 이날 법원에 나이키에 대한 소환장 발부를 요청하며 강제 집행 신청서를 제출했다. 직원 채용·승진·해고 등 고용 전반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EEOC는 나이키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고용 결정 과정에서 백인 직원과 지원자, 교육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인종을 이유로 차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EEOC는 지난해 9월에도 나이키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나이키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강제 집행 절차로 이어졌다.
나이키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는 과거부터 순탄치 않았다. 나이키는 2016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가 연주 중 무릎을 꿇으며 인종 차별에 항의한 콜린 캐퍼닉 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와 계약을 체결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나이키는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미 수천 건의 문서와 서면 답변을 EEOC에 제출했다며 “이번 조치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안을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DEI 기조가 본격적으로 민간 기업으로 확산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안드레아 루카스 EEOC 위원장은 미 법무부와 함께 ‘직장 내 DEI 차별’ 공동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루카스 위원장은 지난해 X에 “인종이나 성별을 이유로 직장에서 차별을 경험한 백인 남성이라면 연방 민권법에 따라 금전적 보상을 청구해달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미국 내 고용 차별을 단속하기 위해 설립된 EEOC가 DEI 정책을 겨냥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이민세관집행국(ICE)을 앞세워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화한 것처럼 DEI 정책을 둘러싼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NYT는 “EEOC가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DEI 정책 공세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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