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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시설? 이젠 황금알”…대형 원전·SMR 유치전, 지자체 운명 건 ‘물밑 전쟁’

정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신규 원전 2기 및 SMR 1기 부지 선정 돌입

원전, ‘경북 영덕 vs 울산 울주’ 총력전 돌입

SMR, ‘경주 vs 대구 vs 창원·부산’ 유치전

입력2026-02-07 09:00

새울 3, 4호기 원전 건설 전경. 사진 제공=원자력안전위원회
새울 3, 4호기 원전 건설 전경. 사진 제공=원자력안전위원회

정부가 지난달 27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을 공식 확정하면서, 대한민국 에너지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특히 과거 대표적인 기피 시설이었던 원자력발전소가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경제 부흥의 보증수표’로 급부상하며, 전국 지자체들이 사활을 건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대형 원전, “잃어버린 10년 보상” 영덕 vs “경제성·속도” 울주

대형 원전 2기의 유력 후보지로는 경북 영덕군과 울산 울주군이 치열한 2파전을 벌이고 있다.

경북 영덕군은 이번 유치전을 ‘명예 회복’의 기회로 삼고 있다. 영덕 석리·매정리 일대는 과거 ‘천지원전’ 예정지로 지정됐으나,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백지화되고 2021년 지정이 공식 철회되는 아픔을 겪었다. 영덕군 관계자는 “이미 부지 적합성 검증이 끝난 곳이라 즉시 착공이 가능하다”며 “지난 10년간 정부 정책 변경으로 인한 지역의 피해를 보상하고,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민들도 원전 유치에 한뜻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울산 울주군은 ‘실용주의’를 앞세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원전 단지인 새울원전이 위치한 서생면 주민들의 찬성률은 80%를 웃돈다. 높은 주민 수용성을 바탕으로 민원 발생 소지가 적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울주군 측은 “기존 새울원전의 송전 설비와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어 건설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며 “2038년 적기 준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지는 울주”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 2025’에서 관람객들이 소형모듈원전(SMR)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 2025’에서 관람객들이 소형모듈원전(SMR)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SMR, AI 시대의 심장…경주·대구·창원 ‘3파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단지의 핵심 동력원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 유치전은 미래 기술 선점이라는 명분까지 더해져 더욱 뜨겁다.

경북 경주시는 가장 앞서 나가는 모양새다. 이미 유치한 ‘SMR 국가산업단지’와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연계해 연구-실증-생산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SMR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국가산단의 성공을 위해선 실증과 상용화가 가능한 SMR 실물이 반드시 인근에 있어야 한다”며 시너지 효과를 피력했다.

대구 군위군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대구경북신공항 인근에 조성될 첨단 산업단지의 전력 공급원으로 SMR을 낙점했다. 내륙 지역임에도 낙동강을 활용한 용수 확보가 용이하고, 지반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신공항 건설과 연계한 대구시 차원의 강력한 유치 전략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원전 기자재의 본산’인 경남 창원시와 고리원전 인프라를 보유한 부산 기장군도 잠재적 경쟁자다. 창원시는 두산에너빌리티 등 핵심 주기기 제작 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제작·설치 원스톱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점을, 기장군은 풍부한 운영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상반기 내 윤곽…‘원전은 곧 경제’ 인식 확산

지자체들이 이토록 원전 유치에 목을 매는 이유는 확실한 경제 효과 때문이다. 원전 1기 유치 시 수조 원대의 건설 비용이 풀리고, 운영 기간(60년) 동안 수천억 원의 법정 지원금과 지방세 수입이 보장된다. 건설 기간 중 연인원 수백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는 덤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조만간 부지 선정 위원회를 꾸리고 지자체 대상 공모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내로 최종 후보지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에너지 정책 전문가는 “탈원전 시대를 지나 ‘원전 르네상스’를 맞이한 2026년, 이번 유치전의 승자는 향후 100년간 지역 경제를 지탱할 강력한 성장 엔진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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