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 듣는 역류성식도염은 ‘항역류 수술’로 90% 호전”
◆박성수 고려대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위산 역류로 가슴쓰림·통증 불편
한국인 10명 중 1명이 겪는 질환
약물은 위산 줄일뿐 역류 못막아
생활습관·약으로 개선 힘들경우
수술로 근본 원인 해결 고려해야
입력2026-02-06 17:36
수정2026-02-06 23:51
지면 19면
위산이 역류해 가슴쓰림, 통증을 유발하는 역류성식도염은 한국인 10명 중 1명이 겪는 흔한 질환이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산분비억제제 등 약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거나, 5~10년간 약을 장복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난치성 환자의 경우 ‘항역류 수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난치성 역류성식도염 수술 권위자 박성수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약물치료는 위산을 줄일 뿐, 질환의 근본 원인인 ‘역류 자체’를 막는 메커니즘은 없다”며 “정밀검사로 확실히 진단을 한 뒤, 적절한 대상이라면 항역류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난치성 환자라면 약물보다 수술이 치료 효과가 월등하며 그 근거도 축적돼 있다”고 강조했다.
7일 저녁 9시에 방영되는 서울경제TV ‘지금, 명의’에서는 난치성 역류성 식도염 명의 박성수 교수가 출연해 난치성 역류성식도염 치료법인 ‘항역류 수술’에 대해 설명한다. 항역류 수술은 수십 년 전부터 표준 치료로 정립됐지만, 수술에 대한 거부감과 ‘최후의 선택’이라는 인식이 맞물리며 널리 시행되지 못했다.
난치성 역류성식도염, 정확한 진단부터
역류성식도염은 식사 후 위산과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해 염증과 증상을 유발하는 상태다. 흔히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위산분비억제제(PPI) 등 약물을 쓰는데, 산도를 낮추는 치료일 뿐 역류 자체를 차단하는 근본 치료는 아니다. 박성수 교수는 “역류성식도염은 생활습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약으로 증상이 좋아져도 술·과식·기름진 음식 등 촉발 요인이 있으면 쉽게 재발한다”며 “그래서 ‘잘 낫지 않는 병’으로 느끼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역류성식도염 진단에는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가슴쓰림·신물역류 등 전형적 증상과 함께, 만성기침·쉰목소리·목 이물감 등의 비전형적인 증상도 있다. 수술을 고려한다면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 식도 운동 검사 등 정밀 검사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박성수 교수는 “난치성 환자를 정밀검사로 확인해보면 약 30%는 역류성식도염이 아닌 경우가 있다”고 했다. 흔히 위산억제제 복용 후 증상 개선이 있으면 역류성식도염 진단을 내리는데, 약이 듣지 않는다고 해서 역류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는 “최근에는 위산이 아닌 위 내용물이 올라와도 같은 증상을 만들 수 있다”며 “이를 비산(非酸) 역류라고 하는데, 위산 억제제는 효과가 거의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산 역류·비산 역류·기능성(스트레스 관련) 증상을 구분해 치료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약물 6~8주 복용에도 호전 없으면 수술 고려
모든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지는 않는다. 박 교수는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고 부작용이 없는 환자라면 수술 대상이 아니다”라면서도, “6~8주 이상 약을 복용했는데도 충분한 개선이 없거나, 장기 복용에도 효과가 떨어져 삶의 질이 크게 나빠지는 경우는 난치성 위식도 역류로 보고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역류 수술 고려 대상은 다음과 같다. △약 복용을 해도 가슴쓰림·신물역류 등이 계속될 경우 △약과 철저한 생활습관으로 ‘조절은 되지만’ 왕성한 사회생활으로 음식 조절 등 유지가 어려운 경우 △약효는 있으나 장내감염·골다공증 등 부작용으로 장기복용 부담이 큰 경우다.
참고용/항역류 수술 그래픽
수술 원리, 위-식도 경계 ‘체크밸브’ 만들어 역류 차단
항역류 수술은 위 상부(위저부)를 이용해 식도 하부를 감싸 위-식도 경계부에 ‘체크밸브(한 방향으로는 흐르게 하고, 반대 방향으로는 못 가게 막는 장치)’ 구조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래픽> 음식은 아래로 내려가되, 눕거나 복압이 올라가도 위 내용물이 위로 넘어오지 않도록 역류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으로, 독일 의사 니센(Nissen)이 1950년대 고안, 70년 가까운 임상 역사를 가진 치료법이다.
박성수 교수는 “단순히 식도 하부를 ‘조여서’ 강화하는 개념이 아니라, 위-식도 경계부에 내부 밸브를 형성해 근본적으로 역류를 막는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수술은 대체로 복강경으로 진행된다. 수술 후 가스참·삼킴불편(연하곤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대부분 8주 이내, 길어도 3개월 내 호전된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항역류 수술은 국내에서 2010년 대부터 연구회 활동과 임상 축적을 통해 대학병원급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다만 진단을 위한 정밀검사(24시간 산도검사, 식도운동검사 등)와 경험 있는 전문가 부족이 여전히 확산의 제한 요인으로 꼽힌다.
가슴쓰림 90% 호전…목 이물감·만성기침도 70% 개선
수술 효과는 높다. 박 교수는 “가슴쓰림, 신물 역류 같은 전형적 증상은 수술 후 약 90% 호전된다”며 “목 이물감, 만성기침 등 비전형적 증상도 약 70% 개선돼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회복은 비교적 빠른 편이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이틀째 퇴원이 가능하며, 수술 부위 부종을 고려해 약 6주간 유동식 위주로 식사를 권한다.
환자들이 많이 걱정하는 부작용은 삼킴 곤란(연하곤란)이다. 박 교수는 “경험 있는 의료진은 연하곤란을 최소화하도록 수술을 설계한다”며 “수술 직후 수 주간은 부기로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만, 평생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생활 관리에 대해서는 “수술 후에는 과거보다 식사 자유도가 커질 수 있지만, 폭음·폭식처럼 과도한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박성수 교수는 “난치성 역류성식도염이라고 해서 곧바로 수술을 결정할 게 아니라, 먼저 정밀검사로 진짜 역류성식도염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그 후 수술로 기대할 수 있는 호전율에 대해 설명 듣고, 환자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항역류 수술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치료”라며 “효과적인 옵션을 ‘최후의 수단’으로만 두기보다, 적절한 시점에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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