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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는 지역 공공 인프라다

김흥록 생활산업부 차장

입력2026-02-06 17:40

지면 23면

한 포털사이트에 있는 우리 동네 지역 카페에는 이따금씩 되도록 동네 쇼핑몰 식당가와 대형마트를 이용하자는 독려 글이 올라온다. 팬데믹 당시 텅텅 비다시피했던 해당 쇼핑몰을 기억하는 주민들은 지역의 앵커 시설이 문을 닫고 떠나는 상황이 기우가 아니라고 본다.

자영업 점포부터 대형마트까지 동네 가게의 사회적 기여는 과소평가받고 있다. 편의점이나 카페·식당·마트는 어두운 거리를 밝히고 구매 편의성을 높여 사회적 비용을 줄여준다. 이들이 없다면 동네는 초저녁부터 어둡고 주민들은 작은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한다. 가게는 지역의 공공 인프라다.

이들의 가장 큰 사회적 역할은 저숙련 근로자들을 위한 도심 내 일자리 공급이다. 식당·카페·편의점은 고급 기술을 갖지 못한 이들도 추울 때 따뜻한 곳에서, 더울 때 시원한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줬다.

이런 사회적 기능을 대표적으로 수행하는 가게가 대형마트다. 지역 앵커 시설로 상권을 형성하고 상거래 편의성을 높이며 저숙련 근로자들을 고용한다. 이런 대형마트가 지금은 온라인에 밀려 동네 골목상권과 동반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유통 업체는 매출이 11.8% 늘어난 반면 대형마트는 4.2% 감소했다. 전체 유통업 매출에서 대형마트의 비중은 이제 10%가 안 된다.

온라인의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하기엔 법으로 대형마트의 손발을 13년째 묶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심야 영업금지, 월2회 의무휴업 규제로 대형마트들은 심야 배송을 못한다. 대형마트 하나하나가 도심 내 물류센터가 될 수 있는데도 정작 쓸 수 없도록 해놓으니 물류 경쟁의 출발선에서부터 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대형마트의 위축세는 가팔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저숙련 일자리도, 상거래 편의성도 줄어든다. 과연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일까. 마침 국회에서 13년 만에 이런 규제를 풀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여당 내 폭넓은 공감대를 얻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고민하는 사이에도 마트의 하락세는 계속된다. 언젠가 정치권에서 마트의 사회적 기여를 깨닫는다 하더라도 만시지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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