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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관광객 2000만 시대 유력…‘외국인’ 유통업계 성공 열쇠로 부상

야놀자리서치, 올 첫 2000만 돌파 전망

백화점도 호텔도 실적 급등…관광객 효과

CU편의점선 지난해 외국인 매출 2배 껑충

롯백 외국인 멤버십, 무신사는 명동 매장 오픈

입력2026-02-07 07:29

지난달 27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화장품 코너에서 한무리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점원의 직원의 설명을 꼼꼼히 경청하며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호재기자
지난달 27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화장품 코너에서 한무리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점원의 직원의 설명을 꼼꼼히 경청하며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호재기자

우리나라를 찾는 해외 관광객관과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호황기 수준을 넘어서는 구조적인 전환을 이루면서 국내 유통업계의 성장 공식도 변화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전통적으로 높은 산업인 호텔 등 숙박업은 물론이고, 시내 백화점과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도 방한 외국인을 무시할 수 없는 핵심 수요층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유통업계들이 관광객 증가를 고려한 성장 공식을 다시 짜면서 올해 늘어나는 방한 외국인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2026년 사상 첫 ‘인바운드’ 2000만 시대 열린다

야놀자리서치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수는 2076만~2126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야놀자리서치는 에초 기본 예측 모델에 따른 전망치를 약 2036만 명으로 제시했지만 11월 이후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다소 경색되면서 전망치를 최대 2126만명으로 상향조정했다. 양국 간의 갈등으로 인해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목적지를 변경하는 ‘반사이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같은 전망치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외래 관광객수는 사상 첫 2000만명을 넘기게 된다. 우리 정부는 2009년 처음으로 연간 2000만 명 외래 관광객 유치라는 정책 목표를 내건 바 있다. 이 수치는 이후 17년간 한번도 달성되지 못했다. 야놀자 리서치는 “2026년은 ‘2000만 인바운드 시대’의 개막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의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놀자리서치는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야놀자리서치
야놀자리서치는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야놀자리서치

최근 5년 간 외국인 방한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2019년 1750만명 이었던 외래 관광객은 코로나19팬데믹의 충격으로 2021년 97만명 까지 하락했다가 20203년 1000만명을 회복했다. 지난해에는 1893만명이 방한해 2019년 수준을 뛰어넘었다. 팬데믹 당시 최저점과 비교하면 올해 외래 관광객수는 5년만에 20배가 넘게 되는 셈이다.

이같은 변화는 국내 산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2000만명을 넘어설 경우 관광 수입이 약 29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는 2024년 국내 소비 규모인 1167조8000억원의 약 2.5%다. 노시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로 국내 소비가 2.5%포인트 증가한다는 의미”라며 “특히 내국인 국내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 지출 증가는 국내 소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시화하는 외국인 바잉파워…백화점 실적도 끌어올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 추세는 이미 주요 유통업체들의 핵심 변수가 됐다는 점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롯데 쇼핑은 지난해 백화점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15.6% 뛰어올랐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5470억 원) 중 5042억 원이 백화점에서 나올 정도였는데, 백화점을 찾은 핵심 고객군 중 하나가 외국인 관광객이란 분석이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내 외국인 매출은 거래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인 7000억 대를 기록했다. 4분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37% 급증했다.

지난해 CU의 외국인 매출(결제액)은 전년 대비 101.2%나 성장했다. 특히 명동·홍대·광화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의 매출 상승이 두드러졌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GS25의 외국인 매출 상승률은 74.2%, 세븐일레븐은 60%, 이마트24는 38% 등 순이었다.

호텔업계 역시 외국인 관광객 증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2024년 456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호텔롯데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61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호텔신라 역시 호텔·레저 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 21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데 이어 4분기에도 165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 쇼핑 코스 따로없다…유통업계, ‘한국인 따라하기 열풍’ 공략

이마트24 플래그십 스토어 트렌드랩 성수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24
이마트24 플래그십 스토어 트렌드랩 성수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24

유통업계에선 최근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의 소비를 두고 ‘한국인 따라잡기’라고 표현한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이소나 편의점만 가는 저가형 소비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관광객이 16% 증가할 때 관광수입증가율은 18%로 더 늘어났다”며 “저가 소비가 아니라 편의점이나 올리브영 등 한국인들 소비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것이고, 미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럭셔리 소비도 동시에 늘고 있다”고 추세를 전했다.

이에 외국인 수요를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부친 업계는 편의점부터 백화점, 의류 업체 까지 광범위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본점 방문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전용 멤버십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를 출시했다. 두 달 만에 카드 발급 건수는 2만5000건을 돌파했다.

CU는 명동·홍대 등 주요 거점의 70여 개 점포에 38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AI 통역 서비스를 확대했고, 전국 전 점포의 셀프 계산대(POS)에 영어·중국·일본어 모드를 탑재해 외국인의 비대면 직접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작년 12월부터는 업계 단독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관광지를 이용할 수 있는 ‘디스커버 서울패스’를 출시해 판매 중이다.

외국인 수요를 노리고 매장을 열기도 한다. 무신사는 지난달 30일 명동 상권에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신규 매장을 열었다. 앞서 2024년 3월 인근에 오픈한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 작년 전체 거래액의 약 55%가 외국인 고객으로부터 발생하자 무신사 스토어까지 추가 오픈하며 공략에 나섰다. 세븐일레븐도 K푸드와 문화를 더한 ‘뉴웨이브플러스’ 모델을 지난해 10월 뉴웨이브명동점에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이 지점에 K팝 아이돌 포토카드를 뽑을 수 있는 ‘뽑기존’을 설치했다.

‘춘제’ 연휴 기간(2월 15~23일)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도 진행형이다. CJ올리브영은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와 연계한 할인 혜택을 강화했다. 다음달 19일까지 유니온페이로 올리브영에서 10만원 이상 구매 시 결제 금액의 10%를 즉시 할인한다. GS25는 춘제 기간을 겨냥해 이달 20일~다음달 19일 유니온페이로 결제 시 15% 즉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를 적용하려던 점포 숫자도 1400곳에서 3000곳으로 늘렸다.

전문가들은 한국 관광이 반짝 특수를 넘어 지속가능한 흐름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유통업계 뿐 아니라 정책 당국 등 관련 주체들이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야놀자리서치센터는 “방문객 1인이 한국에서 얼마나 깊이 있는 경험을 하고 얼마나 지갑을 여는지에 대한 ‘관광의 질적 생산성’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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