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모두 코너 위기에…정청래·장동혁 리더십 어디로
장동혁, ‘한동훈 제명’ 여진에
“사퇴하려면 직 걸라” 승부수
민주당은 혁신당 합당 갈등 최고조
‘혁신당에 최고위원 1석’ 문건 공개까지
여야는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구성 합의
입력2026-02-07 13:00
지난 한주의 국회 이슈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에서는 입법 활동 외에도 여야 간 정치적 상호작용과 정당 내부의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실시간으로 펼쳐집니다. 이 활동들은 폭발적으로, 또는 수면 아래에서 조용하게 이뤄지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리된 사안들은 법안 발의 또는 선거 등 다양한 형태로 현실화해 우리 모두의 삶에 직접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중요한 정치권 소식, 나만 놓치는 일이 없도록 매주 토요일 서울경제신문 국회팀이 알차게 정리해 전해드립니다.
◇“사퇴 요구할 거면 직 걸라”…깊어지는 국힘 내홍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당내 일각서 제기된 사퇴 요구에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장 대표는 “내일(6일)까지 누구라도 재신임이나 사퇴를 요구하면 즉각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원 투표에서 사퇴로 의견이 모아지면 당 대표직은 물론 국회의원 자리까지 던지겠다고 초강수를 뒀습니다.
장 대표의 승부수는 상대 또한 직을 걸어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점에서 일부 한계가 있었다는 반응입니다. 그는 “제게 사퇴 요구를 하는 의원이나 단체장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누구라도 내일까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제게 재신임이나 사퇴를 요구하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장 대표가 공언한 날까지 ‘직을 걸고’ 사퇴나 재신임을 공개 요구한 의원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장 대표가 쇄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강대강으로 상황을 풀어나가려 한다는 점에 당 내부의 불만은 여전히 이어졌습니다. 재신임을 처음 제안한 김용태 의원은 “장 대표가 길을 잃은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절윤(絶尹)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걸라’고 하는 것은 공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당 내홍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친한(친한동훈)계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는 친한계 징계 공세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는 한 전 대표 제명에 대한 반대 입장을 서울시당 전체 의사인 것처럼 외부에 알렸다는 이유로 친한계이자 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론 인터뷰 등에서 당 지도부를 비난해 윤리위에 제소된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곧 제명될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 전 대표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하는 토크콘서트에서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됩니다. 한 전 대표는 제명 이후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배 의원을 비롯한 당내 친한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명직 최고 배분’ 문건에 시끌…정청래 리더십 시험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을 두고 수세에 몰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더욱 코너로 몰리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혁신당이 다음 달 3일까지 합당을 마치고 혁신당 측에 지도부 자리를 내어주는 내용의 합당 관련 내부 문건이 보도됐습니다. 민주당 당권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친명(친이재명)계는 “당장 합당 추진을 중단하라”며 거세게 정 대표를 몰아세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색적인 비방전이 이어졌습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당 절차 및 추진 일정 검토(안)’이라는 내부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이 문건에는 6일까지 혁신당과 사전 협상을 한 뒤 9일 합당안 최고위 의결, 10~19일 당원 토론회 개최, 20일 합당안 당무위 의결, 21~24일 권리당원 투표, 25일 또는 27일 합당안 중앙위 의결, 27일 또는 다음 달 3일 합당 신고라는 구체적인 타임 테이블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문제가 된 문구는 ‘현 지도부 승계 범위 및 통합 지도부 내 조국혁신당 측 배분 비율(지명직 최고위원 등) 합의’라는 표현입니다. 이를 두고 친명계 최고위원 등 당내 비당권파에서는 ‘밀약설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정청래 대표가 ‘몰랐다’며 사실 확인을 지시했지만 당내 갈등을 막기는 어려웠습니다. 보도가 나온 6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친명계 의원들이 해명을 촉구하며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비공개 회의의 설전으로 공개 최고위원회의 시간도 지연됐습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번 합당 제안이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 합당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1석을 주겠다는 밀약이 사실이라면 전적으로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고 책임론을 꺼내들었습니다. 그러자 친청계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집안 문제는 집안에서 해결하자”며 “의견이 다르다고 밖으로 나가 목소리를 높이며 당이 분열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당을 흔드는 일”이라고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정 대표는 이번 주 초선, 재선, 중진 의원 등을 나눠 의견을 청취하고 있습니다. 8일에는 합당을 반대하는 최고위원들과 면담할 예정입니다.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거센 반발에 정 대표가 합당 제안을 거둬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엄포에 화들짝…여야,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마무리됐던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뒤집을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별도 특위를 구성하기로 부랴부랴 의견을 모았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위기가 눈앞에 닥치면서 국민의힘은 그동안 주장해 왔던 ‘선(先) 국회 비준’ 주장을 일단 거둬들였습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회동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위 구성에 합의했습니다다. 정무위·재정경제기획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 유관 상임위를 한곳에 모아 ‘원샷’으로 법안 처리를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위원은 총 16명으로 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인으로 구성됩니다.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습니다.
여야는 9일 본회의를 열어 특위 구성안을 의결한 뒤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특위의 활동 기간은 1개월로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최종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비준 동의 주장을 거두고 특별법 처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송 원내대표는 회동 후 “비준 동의안은 특위에서 논의하지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여야가 각자 내놓은 특별법 안의 개별 사안에 대한 간극이 커 조기에 합의 도출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큰 틀은 민주당이 지난해 11월 당시 김병기 원내대표(현 무소속)가 낸 특별법안을 기반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다만 투자 관련 사안을 국회에 사전 동의 또는 보고할지, 사후 보고로 할지 등에서 이견이 있습니다. 재원 조달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낸 안은 자본금 출자 대상을 정부로 한정해 국책금융기관과 민간의 출연 가능성을 차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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