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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잘라도 돈 더 잘 버는 美 ‘그들만의 성장’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40>

美 구인 감소하고, 해고는 한달 만에 3배 증가

아마존·UPS가 감원 견인...실업수당 청구도 ↑

제조·서비스·소비 등은 개선...고용 없는 성장

11일 1월 노동보고서, 13일 소비자물가 주목

변동 크면 금리 달라질 수도...연준 연설도 예정

입력2026-02-09 05:30

수정2026-02-11 14:23

올해 1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관련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해맥 총재는 오는 10일 공개 발언을 내놓을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1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관련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해맥 총재는 오는 10일 공개 발언을 내놓을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 노동시장이 전방위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새해 들어서도 고용은 없이 해고만 증가하면서 달리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노동시장이 나빠지는데도 미국의 성장 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 도입 등으로 기업들의 업무 효율성과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전반적인 경제 성장성도 개선되는 흐름이다. 이번주에는 미국 연방정부의 일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11일(현지 시간)로 미뤄진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뉴욕 증시의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고용 상황이 예상보다 많이 악화됐을 경우 다음달 17~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전망도 다소 달라질 수 있는 까닭이다.

미국 구인은 감소하고 해고는 한 달 만에 3배 증가...아마존, UPS가 감원 견인

지난달 14일(현지 시간)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에서 한 채용 담당자가 고용 정보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14일(현지 시간)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에서 한 채용 담당자가 고용 정보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 시간) 미국 고용정보 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은 12월보다 2만 2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만 5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였다.

부진한 고용지표는 이후에도 쉬지 않고 쏟아졌다. 5일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5~31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3만 1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인 18~24일의 20만 9000건보다 2만 2000건 증가한 수치였다. 또 시장 예상치 21만 2000건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같은 날 같은 기관이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서도 12월 계절 조정 기준 구인 건수는 654만 2000건으로 조사돼 11월 692만 8000건보다 38만 6000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20만 건이 달할 것으로 봤던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수준이었다. 지난해 10월 744만 9000건과 비교해도 90만 건이나 적었다. 이 보고서는 원래 3일 발표되려다가 미국 연방정부의 일부 셧다운 사태로 이틀 미뤄졌다.

세부적으로 구인율은 3.9%로 11월 4.2%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직은 525만 1000건으로 11월 514만 4000건 대비 10만 7000건 증가했다. 이직률은 3.3%로 조사됐다. 자발적 이직은 12월 320만 4000건으로 11월 319만 3000건보다 1만 1000건 더 늘어났다. 2024년 12월 309만 5000건과 비교하면 10만 9000건 증가했다. 자발적 이직률은 2.0%였다. 비자발적 이직인 해고·방출은 176만 2000건을 기록했다. 12월 한 달간 채용은 529만 3000건으로 나왔다. 11월 512만 1000건보다 17만 2000건 늘었다. 채용률은 3.3%로 11월 3.2%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11월 구인 건수는 692만 8000건으로 기존 발표치보다 21만 8000건 하향 조정됐다.

구인은 급감한 반면 올 1월 미국 기업의 감원 계획은 지난해 12월의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미국의 고용정보 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는 5일 감원 보고서에서 1월 미국 기업의 감원 계획이 10만 843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3만 5553명의 3배가 넘는 수치였다. 1년 전인 2025년 1월 4만 9795명과 비교해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1월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 24만 1749명 이후 최고치였다.

업종별로는 3만 1243명의 감원을 발표한 운송업이 가장 많았다. 운송업 감원 수치는 아마존과 관계가 끝나 3만 개의 일자리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UPS가 대부분 끌어올렸다. 그 다음 감원이 많은 분야는 2만 2291명의 기술 분야였다. 아마존이 관리직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1만 6000건의 감원을 발표한 영향이 컸다. 헬스케어(건강 관리) 제품 제조사들도 높은 인건비,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와 메디케어(공공 의료보험)의 낮은 보상금으로 2020년 4월 이후 가장 많은 1만 7107건의 감원을 발표했다. 앤드루 챌린저 CG&C 선임 부사장은 “이번 감원은 신기술보다는 과잉 고용에 따른 조직 축소에 더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서비스업, 소비 심리 등은 개선...‘고용 없는 성장’ 가속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고용시장에 냉각 신호가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소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나아지고 있다는 지표도 연이어 나왔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올 들어서도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도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동결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장세가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당시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고용 증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실업률은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계절 조정치 47.9에서 4.7포인트나 급등한 수치였다. 미국의 제조업 PMI가 50을 넘어선 것은 12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또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이기도 했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제활동 위축, 웃돌면 확장을 뜻한다.

세부적으로는 기업 활동을 나타내는 생산 지수가 55.9로 12월 50.7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주문 지수는 57.1로 12월의 47.4에서 9.7포인트 치솟았다. 이는 2022년 2월(59.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고용 지수는 48.1로 12월의 44.8보다 3.3포인트 높아졌다. 가격 지수는 59.0으로 12월의 58.5보다 0.5포인트 오르며 1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재고 지수는 47.6으로 12월의 45.7로, 공급자 인도 지수는 12월 50.8에서 54.4로 각각 올랐다. 또 다른 집계 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의 1월 제조업 PMI 확정치 역시 52.4를 기록해 12월 51.9에서 소폭 상승하고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제조업뿐 아니라 1월 서비스업 경기도 19개월 연속으로 확장 흐름을 이어갔다. 4일 ISM은 1월 서비스업 PMI가 53.8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인 지난해 12월(53.8)과 같은 수치였다. 세부적으로 기업 활동 지수가 57.4로 12월 55.2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주문 지수는 53.1로 12월 56.5에서 3.4포인트 하락했다. 고용 지수는 50.3으로 12월 51.7보다 1.4포인트 낮아졌다. 가격 지수는 63.8로 12월 64.3보다 0.5포인트 떨어졌고, 재고 지수는 45.1로 12월 54.2에서 9.1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활동이 강해졌으나 신규 주문과 고용의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한 셈이다. S&P글로벌의 1월 서비스업 PMI 확정치도 52.7을 기록했다.

6일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도 57.3으로 집계돼 1월 확정치인 56.4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도 웃돈 수준이었다. 현재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현재 경제여건 지수는 58.3으로 1월 55.4에서 2.9포인트 올랐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3.5%로 조사됐다. 이는 2025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장기(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4%로 지난달 3.3%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조앤 슈 소비자 미시간대 설문조사 디렉터는 “주식 보유량이 많은 소비자들의 심리는 크게 좋아진 반면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심리는 정체돼 암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진단했다.

11일 1월 고용보고서, 13일 CPI 주목...변동 크면 금리 경로 달라질 수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준 청사에서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준 청사에서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주는 11일 예고된 미국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월가의 이목을 가장 크게 끌 것으로 보인다. 2일 노동통계국의 에밀리 리델 부국장은 성명을 내고 “연방정부 부분 셧다운으로 노동통계국의 데이터 수집·처리·배포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고용통계국은 4일 홈페이지에 고용보고서 발표 시기를 기존 6일에서 11일로 수정한 일정을 올렸다. 월가는 1월 실업률을 4.4%,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를 7만명으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앞서 이민 단속 관련 예산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노동부를 포함한 일부 연방정부 부처는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4일간 업무를 중단한 바 있다. 부분 셧다운은 상원이 지난달 30일 연방정부 예산안 패키지를 수정 가결하고, 하원도 3일 이 안을 처리하면서 종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부터 6개월째 공석인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 국장 자리에 해당 기관 내부 출신의 백악관 인사인 브렛 마쓰모토를 지명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쓰모토는 노동통계국에서 2015년부터 일하면서 가격·지수 연구 부서에 근무한 베테랑 경제학자다. 최근에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만약 1월 고용보고서 내용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경우 금리 경로에 대한 예상도 일부 달라질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일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동결될 확률을 76.8%로 반영하고 있다.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23.2%다. 이는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가 지명된 지난달 30일과 비교해 금리 동결 확률은 86.6%에서 9.8%포인트 하락하고, 금리 인하 확률은 13.4%에서 9.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연준은 지난해 9~12월 0.25%포인트씩 세 번 연속 금리를 인하하다가 올 1월 그 행진을 멈춘 바 있다.

본래 11일 공개 예정이었다가 셧다운 사태로 13일로 연기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도 월가의 관심사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을 두고 “무역 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고려하면 미국 경제가 꽤 잘 버텼다”며 그 이유 관세 수준이 첫 발표 때보다 완화된 점, 외국이 보복하지 않는 점, 관세 인상분의 상당 부분이 아직 소비자에 전가되지 않은 점 등을 꼽았다.

이번주에는 연준 인사들의 공개 연설도 다수 예정돼 있다. 9일에는 차기 연준 의장 경쟁에서 낙마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대표적인 친(親)백악관 인사인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가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10일에는 올해부터 FOMC 회의 투표권자가 된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연은 총재가 연단에 선다. 11일에는 또 다른 차기 연준 의장 후보였던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현 미국 경제는 강력한 AI 투자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보다 비교적 선방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K자형’ 소비 양극화와 고용 둔화라는 부작용을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있다. 노동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연준이 이를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안고 갈지 여부도 올해 주시할 부분이다.

트럼프 스톡커
트럼프 스톡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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