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종혁 서강대 총장 “인문학 안목으로 AI 제대로 쓰는 융합인재 키울 것”
문과만 강한 대학 벗어나 AI 강화
서강만의 고유한 교육 모델 구축
전공에 상관없이 AI 교육 필수로
전문가 초빙해 단과대 전공 접목
국내 첫 1500평 학부연구소 꾸려
수업 중심서 연구 중심으로 전환
입력2026-02-08 17:56
수정2026-02-08 23:54
지면 23면
“과거 서강대학교는 모든 학생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수 있도록 영어 교육을 강조했습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인문학적 안목’이 과거 영어에 버금가는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심종혁 서강대 총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는 단순히 특정 이공계 분야의 경쟁력을 넘어, 인문학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 접목돼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고 풍부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돼야 한다”며 서강대를 ‘AI 중심 대학(AI Driven University)‘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임 성공으로 지난해 17대 총장 임기를 시작한 심 총장은 이공계 기반 첨단학과 교육 체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동시에 서강대의 기존 인문학적 강점을 유지·확대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2025학년도에 신설된 서강대 자유전공학부는△ 인문학기반 △ 사이언스(SCIENCE)기반 △ AI기반 자유전공학부 등 총 3개 트랙으로 구성돼 서강대가 첨단 분야만큼 인문학에도 무게를 싣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심 총장은 “현대 사회에서 여러 차례 인문학 부흥 움직임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조연급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앞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AI 역량과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두 가지가 필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서강대는 전공이나 계열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AI·소프트웨어(SW) 리터러시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현재까지 25개의 AI·SW 융합트랙, 7개의 연계전공, 19개의 마이크로전공을 개설했으며 특히 2026학년도 신입생부터는 AI·SW 의무교육을 확대해 총 3과목(9학점)을 필수 이수하도록 했다. 또 현재 준비 중인 AI중심대학 사업에 따라 입학생이 최소 12학점으로 구성된 ‘AI 마이크로디그리’를 필수 이수토록 할 예정이다.
심 총장은 “신입생 때부터 기초를 쌓은 AI 역량은 추후 각 학생의 전공과 접목함으로써 더욱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강대는 공학 계열뿐 아니라 인문·사회·경영 등 각 단과대마다 해당 교육 및 연구에 AI 기술을 접목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심 총장은 “최근 영어영문학과에 AI 전문가를 초빙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8명씩, 8년간 총 64명의 AI 전문 교수를 추가 채용하고 단과대마다 관련 교과목도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는 최근 ‘서강 AI센터’ 구축을 위한 3단계 로드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교육 및 연구 환경을 대폭 개선할 뿐만 아니라 AI를 내재화해 교육·연구·행정 등 대학 운영 전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심 총장은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200’급 30대 규모의 자체 AI 센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미 초기 GPU 클러스터를 구축해 AI 실습 기반을 마련했고 주요 수업에서 실제 GPU 활용이 가능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강대는 올해 본격적으로 전력 확보와 GPU 추가 구매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AI 소양만큼이나 심 총장이 강조하는 것은 주도적·실천적 학습이다. 인문학적 소양을 기반으로 한 문제 해결 능력에 자율적인 연구 경험을 결합해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취지다. 대표적인 사업이 2024년 국내 최초로 개소된 ‘학부 창의연구소’다. 교수나 대학원생 중심인 통상적인 연구소와 달리 학부생 전용 24시간 연구·창업 공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기업들이 학부연구소에 다양한 주제의 프로젝트를 발제하면 학부생들은 자유롭게 팀을 이뤄 계획서를 제출하고, 실제 연구 활동까지 진행할 수 있다. 심 총장은 “지난해에만 500여명의 학생이 200여 개의 연구 주제를 수행했다”며 “학부연구소는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을 ‘수업 중심’에서 ‘연구 중심‘으로 전환한 혁신적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심 총장은 그 연장선상에서 ‘학생창의연구관(AI Impact Complex) 건립’을 올해 최대 역점 사업으로 꼽기도 했다. 현 체육관 부지를 활용해 건립될 학생창의연구관은 AI 혁신연구소·AI 산학연구 컨소시엄·첨단학과·지역기여시설과 함께 기존 학부연구소와 창작·창업 전용 공간을 합친 ‘AI 임팩트 운동장(AI Impact Play Ground)’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약 83㎡(25평) 규모인 학부연구소 공간은 4960㎡(1500평) 이상 규모로 확장될 예정이다.
심 총장은 “학부연구소는 학생들이 단순한 수업 참여자가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며 새로운 지식 생산자가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삶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