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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추진도 불발…정청래, 합당 철회수순 밟나

■출구전략 고민하는 與

鄭, 오늘 의총서 최종입장 정리

의원·지도부 대다수 반대 의견

특검 혼선에 당무 동력도 약화

친명계는 ‘이성윤 사퇴’ 압박

혁신당서도 비토 여론 높아져

입력2026-02-09 16:22

수정2026-02-09 23:48

지면 8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승현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승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부의 극심한 반발 속에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전개해나가지 못하면서 당내에서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이 사안이 당내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까지 보이면서 조만간 정청래 대표가 제안했던 합당 제안을 스스로 거둬들이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10일 합당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합당 추진과 관련한 최종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8일 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의 합당 관련 의견을 들은 뒤 곧 결론을 내리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이날 MBC라디오에서 “정 대표가 ‘약간의 온도 차이는 있지만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정도로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합당에 반대하는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은 정 대표의 이 같은 입장을 사실상 ‘합당 제안 철회’ 수순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연일 정 대표와 첨예하게 대립해온 친명계 최고위원들은 이후 비판 발언을 최소화하면서 ‘최종 결단’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전환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수렴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환영한다”며 “싫다는 결혼에 강제로 당사자를 끌고 갈 수는 없는 일 아니겠냐”고 했다. 합당에 반대해온 한 의원은 “의원총회에서도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거라고 보면 정 대표가 합당 주장을 더 이어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지방선거 이후 다시 논의하자는 식으로 정리하지 않겠냐”고 했다. 당내에서는 10일 의원총회에서 정 대표가 마지막으로 당내 의견을 들은 뒤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정 대표는 초선·3선·중진 등 당내 다양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합당 관련 의견을 들었는데 대체로 반대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의 핵심 지지층인 강성 중심 권리당원들의 의견이 변수지만 이를 확인할 당원 여론조사도 추진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9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당원의 뜻을 묻자”며 당원 여론조사 실시를 제안했는데 이에 반대하는 지도부가 많아 뜻을 거둬들였다고 한다.

카운터파트인 조국혁신당 내에서도 ‘이럴 거면 합당을 하지 말자’는 비토 여론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 일각에서 우리 당에 대한 모욕과 비난, 근거 없는 음모론과 존재하지 않는 밀약설이 난무한다”며 “매우 유감”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13일을 합당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종 결정은 당원 여러분이 하실 것”이라고 했다.

합당 추진이 사실상 정 대표 및 친청(친정청래)계 주도로 이뤄져온 상황에서 최근 2차 종합특검 후보자 추천 과정의 혼선으로 당 지도부의 당무 동력이 크게 약화된 점도 합당 제안 철회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정 대표와 가까운 이성윤 최고위원이 특검 후보자로 추천한 전준철 변호사가 과거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론을 맡았던 이력이 드러나면서 친명계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 대통령 또한 이 사안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에서는 이 최고위원의 사퇴와 정 대표의 진상 규명 및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친명계는 정 대표가 합당을 통해 옛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규합해 조 대표와 당권 장악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 이번 특검 후보자 추천 논란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정 대표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당 지도부에서는 최근의 상황을 조기 수습하지 않으면 본격적인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언젠가는 정 대표가 친명계와 세게 붙는 시점이 올 수 있겠지만 대통령의 지지율과 그립이 센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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