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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노동하며 꿈 키운 김상겸…“아내, 기다려줘서 고마워”

네 번째 올림픽 도전 끝 감격의 은메달 획득

李대통령, 韓 대표팀 첫 메달에 축하 메시지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 도전 큰 추진력 얻어

韓 설상 대표팀, 최초 ‘멀티 메달’ 기대감도

입력2026-02-09 16:44

수정2026-02-09 17:46

지면 25면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시상식에서 메달을 깨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시상식에서 메달을 깨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건 가족과 팀 동료들, 코치진 덕분입니다. 특히 오랜 시간 지금 이 순간을 기다려 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자 대표팀 통산 400번째 메달의 주인공인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김상겸(37)은 8일(현지 시간) 이같은 소감을 말하며 눈시울이 불거졌다. 아내와 영상 통화를 할 때는 결국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나눴다.

김상겸은 남자 평행대회전 이변의 주인공이다. 모두가 ‘배추 보이’ 이상호의 메달 획득을 예상했을 뿐 김상겸에 대해서는 큰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겨울 동화’를 완성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한민국의 값진 첫 메달,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오랜 시간 흘린 땀과 피나는 노력으로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네 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고 격려했다.

1989년생인 김상겸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스노보드 선수 중 최고령 ‘맏형’이다. 2011 유니버시아드 평행대회전 금메달,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동메달 등 국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김상겸은 2014 소치 올림픽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출전했다. 불모지에 길을 닦은 선구자인 것이다.

오랜 시간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한국 스노보드의 ‘선구자’로 평가 받았지만 선수 생활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건 힘들었다. 돈을 벌기 위해 훈련이 없는 시간에 ‘일용직 막노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훈련을 1년에 300일을 하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결국 일용직 막노동밖에 없었다”며 “운동만 해도 쉽지 않은데 생계를 걱정해야 하니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레이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레이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김상겸은 좋아하는 스노보드로 올림픽 메달을 따겠다는 꿈은 잃지 않았다. 첫 올림픽이었던 소치 대회에서는 예선 탈락했지만 끊임 없이 올림픽 문을 두드렸다. 결국 네 번째 대회였던 이번 올림픽에서 강자들을 연달아 꺾고 은메달이라는 큰 보상을 스스로 쟁취했다.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2018 평창 대회 은메달 1개) 경신에 도전하는 한국 설상 대표팀은 김상겸의 메달 획득으로 목표 달성에 큰 추진력을 얻게 됐다. 최가온(18·세화여고), 이채운(20·경희대) 등 2000년대생 후배들이 바통을 이어 받아 올림픽 설상 종목 최초의 ‘멀티 메달’ 획득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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