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으로 美 반출됐던 조선 후기 책판 돌아왔다
책암선생문집·송자대전·번암집
주미대한제국공사관서 기증받아
입력2026-02-09 17:22
수정2026-02-09 18:05
지면 26면
조선 후기에 제작됐다가 1970년대 기념품으로 팔려 반출됐던 ‘문집 책판’ 3권이 기증 방식으로 회수됐다.
국가유산청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함께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조선 후기와 일제 강점기에 제작된 ‘척암선생문집 책판’, ‘송자대전 책판’, ‘번암집 책판’ 각 1점 등 ‘조선 후기 주요 인물 문집 책판 3점’을 미국인과 재미동포 소장자로부터 기증받았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 받은 유물들은 1970년대 초 한국에서 근무했던 미국인들이 기념품으로 구입해 자국으로 가져갔던 책판이다. 문화유산 관리가 허술했던 당시에는 도난 혹은 분실된 책판들 중 일부가 기념품으로 둔갑한 뒤 외국인들에게 판매되어 해외로 반출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1970년대 문화유산 국외 반출의 실태와 양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발적인 기증이라는 점에서 좋은 선례로 평가된다.
‘책암선생문집 책판’(1917년 판각)은 1895년 을미의병 당시 안동지역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김도화 선생의 문집 책판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 책판은 1970년대 초 미국 연방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 한국지부에 근무하던 미국인 애런 고든이 한국 내 골동상으로부터 구입한 뒤, 미국으로 가지고 갔다. 2011년 애런이 사망하자 그의 부인 탐라가 보관하다 2025년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 기증 문의를 하던 중 국외재단 미국사무소에 인계돼 이번에 기증 반환됐다.
‘송자대전 책판’(1926년 판각)은 조선 후기 유학자 우암 송시열의 문집과 연보 등을 모아 만든 것으로, 1787년 첫 간행됐다. 앞선 미국인 애런 고든이 국내에서 구입해 여동생인 앨리시아에게 선물한 것으로, ‘척암선생문집’과 함께 반환됐다.
또 ‘번암집 책판’(1824년 판각)은 조선 후기 영조와 정조시기 핵심인물이었던 번암 채제공(1720~1799)의 문집 책판으로, 역시 1970년대 초 한국에서 근무했던 한 미국인이 골동상으로부터 구입한 뒤 미국으로 가지고 가 재미동포 김은혜 씨 가족에게 선물한 것인데, 김 씨는 국외재단 측의 기증 제안을 받고 흔쾌히 수락해 반환했다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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