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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는 숙명’ 공식 깼다…돈 버는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 시대 열렸다

에임드바이오, 상장 첫해 영업이익률 44%

온코닉 흑자 전환·에이비엘 사상 최대 실적

기술수출·자체 신약 매출 반영...‘질적 개선’

수익이 다시 연구개발로…선순환 구조 구축

입력2026-02-11 07:00

수정2026-02-13 13:22

지면 16면

“바이오는 거품?” 1.4조 잭팟 터졌다! ‘적자 탈출’ 바이오 4대장

에임드바이오·온코닉테라퓨틱스 실적
에임드바이오·온코닉테라퓨틱스 실적

그동안 연구개발 성과로만 평가받던 국내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수출 성과와 자체 신약 매출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통상 신약개발사들은 연구개발비 부담으로 상장 후 수년간 적자를 감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만, 최근에는 상장 초기부터 흑자를 기록하거나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술 중심 산업으로 인식되던 바이오 산업이 본격적인 수익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임드바이오(0009K0)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73억 원, 영업이익 20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2% 증가했고, 영업손실 4억 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44%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에임드바이오는 상장 첫해부터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이례적인 성과를 보였다. 연구개발비 부담으로 상장 이후 상당 기간 적자를 이어가는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의 일반적인 흐름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수출 계약의 선급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가 반영된 결과다. 에임드바이오는 지난해 10월 고형암 치료 ADC 후보물질을 1조 4000억 원 규모로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에임드바이오가 플랫폼 기술 중심이 아닌 개별 ADC 후보물질 위주의 개발 전략을 택한 점도 차별화 요소로 꼽는다. 플랫폼 기술은 반복 수출이 가능한 대신 계약 단가가 낮은 경향이 있는 반면, 개별 물질 기반 기술이전은 물질 자체의 가치를 극대화해 더 큰 규모의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에임드바이오가 상장 전 바이오헤이븐, SK플라즈마와 체결한 ADC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도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는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 수출은 물질 자체의 독보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계약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수익 구조를 충분히 탄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임드바이오가 삼성서울병원에서 분사한 신약개발 기업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기반으로 환자 유래 세포를 활용해 항체 후보를 발굴하고, 이를 외부에서 도입한 링커·페이로드와 결합해 ADC 신약 물질로 빠르게 개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강점 덕분에 향후 5년간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온코닉테라퓨틱스(476060)도 자체 신약 매출을 기반으로 한 수익 창출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 534억 원, 영업이익 12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37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의 꾸준한 매출 성장에 중국 임상 3상 성공에 따른 기술이전 마일스톤 수익까지 더해진 결과다. 신약 매출로 확보한 자금을 후속 항암 파이프라인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기술 이전으로 인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바이오 회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경우 기술이전 효과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7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404억 원으로 적자 폭이 32% 축소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체결한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수출 계약금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업계에서는 기술수출 수익과 자체 신약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실적의 ‘질’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고, 그 수익이 다시 연구개발로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으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이 수익화의 새로운 전환점에 섰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기술수출 전략도 한 단계 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기술수출 계약 시 라이선스를 일괄 이전하는 ‘턴키’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제약사와 리스크를 분담하고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는 협력 모델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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