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없이 압수수색’ 부동산감독원에…野 “국민 감시 빅브러더”
■與 ‘무소불위’ 국가기관 설립 추진
대통령령 따라 조사 대상자 선정
대출현황 등 민감정보 열람 가능
국힘 “사생활까지 보겠다는 것”
與, 상반기 법 통과 목표로 발의
“권력 집중 문제땐 수정도 검토”
입력2026-02-10 18:18
수정2026-02-10 23:30
지면 6면
더불어민주당이 법원 영장 없이도 부동산 불법행위 조사 대상자의 금융거래와 대출 현황 등 민감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부동산감독원 설치를 위한 법률안을 10일 발의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부동산감독원의 권력 남용 가능성에 대한 견제 장치가 부족하다며 ‘부동산 빅브러더’ 출연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이 이날 발의한 ‘부동산감독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부동산감독원은 수사기관처럼 조사 대상자에 대한 출석 및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기관에 조사 대상자의 금융거래 정보 등을 영장 없이도 받아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조사 대상자와 연관이 있다고 인정되는 장소에 출입해 장부와 서류 등을 현장 조사하고 이 문서 등에 대한 ‘영치’ 권한까지 갖는다. 부동산 불법행위 조사를 위해 영장 없이도 사실상의 압수수색 권한까지 부여한 셈이다.
민주당은 부동산감독협의회를 통해 조사 대상자와 조사 범위를 심의하기 때문에 과도한 개인정보 침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부동산감독원이 조사 대상자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거나 출석 등을 요구할 때는 부동산감독협의회에 사전 심의를 의무화하는 장치를 마련했다”며 “또 부동산감독원이 활용한 정보 역시 1년 후 즉시 파기하도록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령에 따라 조사 대상자 선정이 가능하고 조사 절차·방법 등 핵심 운영 기준도 시행령에 위임돼 있어 ‘법안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불법행위에 대한 ‘우려’만으로도 대통령령이 정하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감독원이 현장 조사에 나설 때 그 과정이 별건 수사로 번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도 “국민의 사생활을 국가가 들여다보겠다는 선언”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법안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정책 실패의 책임을 돌아보기보다 국민 감시의 길을 선택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부동산 빅브러더가 아니라 예측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미 국토교통부, 국세청, 금융 당국을 통해 부동산 거래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단속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충분히 마련돼 있고 현재도 작동하고 있다”며 “국민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국가 권력이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들여다보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단속이 아니라 감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를 설득해 올해 상반기 법안을 통과시키고 하반기부터 부동산감독원을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을 설득해 상반기 내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법안 통과 후 6개월 뒤인 하반기에 부동산감독원 출범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당 역시 법안 논의 과정에서 부동산감독원의 권력 집중이 문제될 경우 법안 내용을 수정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정무위 관계자는 “아직 법안을 발의한 초기 단계일 뿐”이라며 “법안 논의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의 우려가 제기되고 부동산감독원의 권한이 비대하다는 의미 있는 지적이 제기되면 법안 수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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