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목숨 앗아간 산불 현장…통신 두절·안전교육 없었다
경남경찰 산청 산불 진화 지휘 공무원 3명 송치
강풍 예보 알고도 투입 강행, 매뉴얼 3가지 위반
경남도, 공무원 처벌 시 소극적인 대처 등 우려
유족, 경남도지사·창녕군수 중대재해처벌법 고소
입력2026-02-11 11:39
경상남도 공무원들이 지난해 산청 산불 당시 안전조치 없이 창녕군 공무원과 진화대원 투입을 강행해 사상자를 낸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남경찰청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경남도 소속 공무원 4명을 입건해 3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고 11일 밝혔다. 산불로 피해자가 발생한 지 10개월 만이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산청군 시천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과정에서 안전교육이나 장비 점검 없이 창녕군 소속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들을 투입해 사망 4명, 부상 5명 등 9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자들은 산불 진화 작업 중 산 중턱에서 불길에 고립되면서 사망하거나 다쳤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 공무원은 관련 운영 매뉴얼에 따라 △진화대원 위험지역 배치 금지 △원활한 통신망 구축·운영 △안전교육 실시 및 안전장구 구비 등을 반드시 확인해 동원된 진화대원들의 안전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위험 요소 파악이 미흡한 상태에서 진화대원을 위험지역에 배치한 점 △지휘본부와 진화대원 간 통신 체계를 원활하게 구축·유지하지 못해 위험요소 전파가 이뤄지지 않은 점 △진화대원 배치 전 위험 요소 및 안전 수칙 등에 대한 교육은 물론 진화대원 장비 및 안전 장구에 대한 점검도 부족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구체적 위험 정보 없이 임무 구역으로 진입하던 피해자들이 생명·신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비화된 산불에 고립돼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사고 이전 강풍 예상 기상정보 등 산불 확산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위험지역 배치 금지라는 근거 규정을 위반한 채 막연히 피해자들의 현장 투입을 강행해 이에 대한 형사책임이 이들에게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진화대원 장비 규정 강화 등의 개선방안을 경남도와 산림청에 통보했다.
다만 경남도는 초동대응과 국립공원으로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지상진화 인력 투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도 관계자는 “진화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담당 공무원이 형사적 처벌을 받을 경우 인력 투입을 자제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불가항력적 자연 요인이 원인인 만큼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경남도청 공무원 노조도 “이런 식의 책임 지우기는 향후 공직사회의 재난업무를 기피하게 만들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이런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보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진화대원 유족 측은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중대재해처벌 위반 혐의로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성낙인 창녕군수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창원지청 관계자는 “검찰 수사 지휘를 받아야 하는데 아직 지휘 등이 내려오지 않아 안전보건과 관련한 미비 조치 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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