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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시간과 기회가 많지 않다”…여당에 보낸 경고

<96>특검후보추천·혁신당 합당 갈등

李 대통령 “임기초 한 시간”…與향한 주문

국정동력 골든타임 강조·당내 갈등 확산 경계

당내 권력싸움 비칠까 우려…‘입법속도’강조

입력2026-02-11 16:23

수정2026-02-11 17:05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잠을 설친다” “엄청 부지런해야 한다”“ 작은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손발이 안 보일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치열하게 해줘야 된다”(10일 국무회의)며 정부 부처 장관 등에게 당부했습니다.

말 그대로 속도전을 주문한 것으로 국무회의 발언이다 보니 공직사회에 대한 채근으로 보이지만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여당을 향한 간접적인 경고성 메시지도 포함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지금 한 시간과 나중 한 시간은 가치가 다르다”며 임기 초반의 시간 가치를 유독 강조했고 “잠을 설치는 이유가 사실 그런 것”이라고까지 했습니다. ‘주마가편’을 언급하며 “좀 더 잘하자”고 덧붙였지만, 정권 초반 국정 동력의 골든타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당내 갈등 확산을 경계하는 신호로 읽힙니다.

“대통령 임기말에나 나올법한 당내 권력다툼” 우려

실제 여권 관계자는 “당에서 대통령 임기 말에나 나올법한 당내 권력 다툼을 하고 있다”며 우려를 전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격적인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선언으로 발생한 당내 갈등과 최근 당·청 갈등에 기름을 부은 ‘2차 종합특검’ 여당 추천 후보 문제 등이 전형적인 임기말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임기 초반 국정 동력을 끌어올려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데도 입법 지원은 없이 ‘다음 당대표는 누가 되느냐’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하느냐’ 같은 문제에 집권 여당이 매달리고 있다는 불만도 섞여 있습니다. 실제 이날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경고라기보다 애원에 가까웠습니다.

“대통령 혼자서 맨날 언론, 댓글에 나오는 것, 누가 메시지 보내는 것을 눈이 터지게 봐서는 (문제를) 다 드러낼 수 없다”

“여러분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이유는 여러분도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실·국장들한테 보내고 실·국장들도 과장들한테 보내고 과장들은 동네 단체들한테 보내고, 이렇게 공무원 100만명이 다 진심을 다해 하면 쉽고 빨리 할 수 있다”

“우리한테 주어진 시간이나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다. 나중에는 해도 별로 효과가 없다. 지금 해야 된다. 제가 지금 잠을 설치는 이유가 사실 그런 것이다”

“지금 한 시간과 나중에 하는 한 시간은 가치가 다르다. (대통령) 임기초 한 시간과 중·후반 한 시간의 가치가 완전히 다르다. 지금의 가치가 가장 크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

-2026년 2월 10일 국무회의 이재명 대통령 발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1일 충북 충주시 건강복지타운 먹거리 그냥드림 나누면 코너를 방문해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복지관 자체사업으로 운영 중인 ‘나누면’은 취약계층이 무료로 라면을 먹을 수 있는 코너이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1일 충북 충주시 건강복지타운 먹거리 그냥드림 나누면 코너를 방문해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복지관 자체사업으로 운영 중인 ‘나누면’은 취약계층이 무료로 라면을 먹을 수 있는 코너이다. 뉴스1

강훈식 실장 “靑은 경제·민생살리기, 외교, 부동산, 주식시장 집중”

이 같은 이 대통령 발언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경제·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인데, 당권을 두고 잡음이 잦다 보니 국민들에게 권력싸움으로 비칠까 걱정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임기초 한 시간’을 반복해 강조한 배경이 이처럼 정권 초반 국정 과제 추진 속도뿐 아니라 여당을 향한 ‘자제’ 주문이 겹쳐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기류는 다음날인 11일 강훈식 대통령실장의 발언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강 실장은 청와대 브리핑에서 최근 정치권에 논란이 된 전준철 변호사의 종합특검 후보 추천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격노한 적은 없다”고 일축하며 “격노라고 일부 보도가 나와 당황스럽다. 격노를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권 내에서 ‘대통령 격노설’이 증폭되며 당청 갈등이 심화하는 구도를 차단한 셈입니다. 강 실장은 “대통령과 청와대는 경제 및 민생살리기, 외교, 부동산, 주식시장 문제를 감당하기도 버겁다”며 현재 민생 등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여야 양당 대표 초청 오찬 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여야 양당 대표 초청 오찬 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강훈식 실장 “대통령 뜻 말씀하실 때는 신중해달라”…與에 경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둘러싼 당내 갈등에 대해서도 강 실장은 “양당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청와대는 논의에 대해 별도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청와대나 대통령의 뜻을 말씀하실 때는 신중해주실 것을 이 자리 빌어 정중히 요청드린다”는 강 실장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권 내부에서 ‘대통령 뜻’을 앞세운 권력 경쟁이 벌어질수록 국정 동력은 상실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힙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국무회의 메시지가 결국 여당 지도부의 역할과 연결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 대표를 둘러싼 여권의 역학이 합당 이슈를 계기로 복잡해졌고, 합당 논의가 잠정 중단되며 일단락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당권 경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여당의 역할·정청래의 소임…입법 성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잠시 이석하고 있다.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잠시 이석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이 ‘임기초 대통령’이라는 물리적 시간을 제시한 것도 이런 측면에서 더이상의 갈등 국면을 만들지 말라는 요청으로 해석됩니다. 아울러 여당이 내부 전선을 넓히기보다 정권 초반 성과를 만드는 데 집중하라는 주문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국회 특히 여당과 정 대표의 성과는 입법 속도로 귀결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이 말한 ‘작은 행정’은 현장 규제·민원 해결로도 체감될 수 있지만, 정권의 굵직한 과제 상당수는 법과 제도를 고쳐야 집행이 될 수 있는 현실입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향해 “외국과의 통상협상 뒷받침, 행정규제 혁신, 대전환 동력 마련 등 목표를 이루려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이 참으로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도 “지금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그만큼 정부 2년 차에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이 아닌 국회의 지원이 절박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상황 인식과 맞물려 청와대가 여당을 향해 “신중해달라”거나 이 대통령이 직접 “시간과 기회가 많지 않다”고 우려를 꺼낸 것도 당내 분란이 길어질수록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과제가 뒤로 밀리고 정권 초반의 시간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금 한 시간”을 강조한 이 대통령 메시지는 궁극적으로 국회의 입법 버튼에 닿아 있습니다. 여당의 역할과 정 대표의 소임의 완성은 결국 입법성과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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