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온실가스는 유해’ 판단 폐지 방침... 이르면 이번주 발표
환경보호청, 2009년 판단 뒤집어
‘기후변화는 사기’ 트럼프 영향인 듯
판단 폐지에 정부 규제 의무도 사라져
입력2026-02-12 05:00
미 환경보호청(EPA)이 온실가스 규제 근간인 ‘위해성 판단’을 이르면 이번주 폐지할 방침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규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폴리티코·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EPA는 이르면 이달 12일 위해성 판단 폐지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폴리티코는 “온실가스가 공중보건과 복지를 위협한다고 본 과거 판단이 과장됐다는 주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2009년 12월 EPA가 ‘온실가스가 공중보건과 복지를 위협한다’는 취지로 내놓은 방침을 약 17년 만에 스스로 뒤집는다는 의미가 있다. EPA의 위해성 판단은 자동차 엔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메탄 등 6가지 온실가스가 대기오염을 유발해 기후변화를 유발하고, 그 결과 현재·미래 세대의 공중보건과 복지를 위협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미국 기후변화 대응 정책의 법적 토대 역할을 해왔다. 미 연방대법원은 2007년 “EPA가 온실가스의 위해성을 과학적으로 판단할 경우 이를 규제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EPA가 ‘온실가스는 위해하다’는 판단을 부인한다면 정부의 규제 의무도 사라지는 셈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반(反) 기후 정책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첫 임기 시절인 2017년 6월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직후인 지난해 1월 다시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도 추진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드릴, 베이비 드릴(원유 시추 확대)’로 대표되는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펴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정책 변화에 미국 내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온실가스 규제 철폐는 극단적’이라는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위해성 판단 폐기가 발표되면 즉각 소송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폴리티코는 “미국은 기후변화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지구상 유일한 국가가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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